회전문 2

영주 부석사 (1) 소백산 연봉을 품은 대가람, 일주문에서 안양문까지

지난 세기말, 1998년 무렵으로 기억되니 벌써 십수 년이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부석사를 찾게 되니 참으로 가슴 설렙니다. 그 때도 겨울이었는데, 이번에도 연수라는 이름으로 한해가 다 저물어가는 날 직장 동료들과 함께 부석사에 도착하였습니다. 절 입구 어느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부석사로 향합니다. 매표소를 지나 사과밭을 통과하는 비탈길에는 '태백산부석사'라고 씌어 있는 일주문이 우뚝 서 있습니다. 부석사 대가람이 안겨 있는 산은 봉황산(819m). 태백산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데 어째서 '태백산 부석사'라고 부를까요? 아마도 봉황산이 태백산에서 흘러내린 한 봉우리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북동쪽의 태백산(1567m)에서 남서쪽의 소백산(1440m) 쪽으로 흘러내리는 백두..

너른 호수 건너 닿는 피안의 세상, 오봉산 청평사

소양호 맑고 너른 호수를 건너 도달하는 피안의 세상, 세속의 먼지를 숨쉬기에 지친 중생은 꿈꾸며 구름안개 자욱이 덮힌 골짜기를 오른다. 울창한 숲과 골짜기를 건너 물 소리와 바람 소리만이 흐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고요함 속에서 청정하고 거룩한 불심에 잠기며 티끌조차 세탁된 맑은 영혼을 얻어 다시 저자거리로 돌아가더라도 반본환원할 것을 기대한다. 청평사는 은유와 상징의 공간인지 모른다. 어쩌면 '청평사'라는 이름이 아니었으면 그토록 사람들이 찾았을까 싶다. 세속에 먼지에 찌들고 불안한 일상에 시달리는 중생들에겐 '맑고 평정함'을 뜻하는 '청평(淸平)'이란 언어 자체가이미 실존하는 세계인 것을…. 청평사 뒤에 779m의 높이로 솟은 오봉산(五峰山)은 비로봉, 보현봉, 문수봉, 관음봉, 나한봉의 다섯 봉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