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평사 2

너른 호수 건너 닿는 피안의 세상, 오봉산 청평사

소양호 맑고 너른 호수를 건너 도달하는 피안의 세상, 세속의 먼지를 숨쉬기에 지친 중생은 꿈꾸며 구름안개 자욱이 덮힌 골짜기를 오른다. 울창한 숲과 골짜기를 건너 물 소리와 바람 소리만이 흐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고요함 속에서 청정하고 거룩한 불심에 잠기며 티끌조차 세탁된 맑은 영혼을 얻어 다시 저자거리로 돌아가더라도 반본환원할 것을 기대한다. 청평사는 은유와 상징의 공간인지 모른다. 어쩌면 '청평사'라는 이름이 아니었으면 그토록 사람들이 찾았을까 싶다. 세속에 먼지에 찌들고 불안한 일상에 시달리는 중생들에겐 '맑고 평정함'을 뜻하는 '청평(淸平)'이란 언어 자체가이미 실존하는 세계인 것을…. 청평사 뒤에 779m의 높이로 솟은 오봉산(五峰山)은 비로봉, 보현봉, 문수봉, 관음봉, 나한봉의 다섯 봉우..

안개구름 피어오르는 늦가을 소양호 풍경

새벽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가 맞아서 오히려 당황스럽기까지 하다니. 얼마만에 찾았는데 이를 어째야 하나. 에라 모르겠다 하고 택시를 집어 타고 소양강댐으로 향한다. 댐으로 오르는 산길도 선착장 풍경도 처음인 듯 왜 이리 낯설기만 한 것인지…. 비가 추적추적 내리건만 사람들은 북적인다. 관광버스도 몇 대 와 섰고 승용차도 가득하다. 길가에 늘어선 천막 점포에선 음식을 만들고 밤을 구우며 생업에 바쁜 아주머니, 할머니들…. 검푸른 소양호에는 비가 내리고 호수를 둘러선 산은 짙은 안개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다. 옷을 벗어버린 신갈나무 숲들은 겨울처럼 앙상한데 떨어져 푹신하게 쌓인 잎들은 비에 젖고 있다. 군데군데 노란 단풍을 자랑하는 낙엽송 숲들이 자리잡고 있어 아직도 가을이 붙들려 있는 듯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