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호 맑고 너른 호수를 건너 도달하는 피안의 세상, 세속의 먼지를 숨쉬기에 지친 중생은 꿈꾸며 구름안개 자욱이 덮힌 골짜기를 오른다. 울창한 숲과 골짜기를 건너 물 소리와 바람 소리만이 흐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고요함 속에서 청정하고 거룩한 불심에 잠기며 티끌조차 세탁된 맑은 영혼을 얻어 다시 저자거리로 돌아가더라도 반본환원할 것을 기대한다. 청평사는 은유와 상징의 공간인지 모른다. 어쩌면 '청평사'라는 이름이 아니었으면 그토록 사람들이 찾았을까 싶다. 세속에 먼지에 찌들고 불안한 일상에 시달리는 중생들에겐 '맑고 평정함'을 뜻하는 '청평(淸平)'이란 언어 자체가이미 실존하는 세계인 것을…. 청평사 뒤에 779m의 높이로 솟은 오봉산(五峰山)은 비로봉, 보현봉, 문수봉, 관음봉, 나한봉의 다섯 봉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