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 2

고창 (14) 미륵보살의 정토 도솔암 도솔천내원궁, 금동미륵보살좌상(보물 제280호)

미륵불이 거처하시는 도솔천 내원궁(內院宮) 오르는 길은 가파르다. 까마득한 절벽에 걸려 있는 굽이 도는 돌계단길을 오르노라니, 천상 정토를 찾아가는 산객은 가쁜 호흡 속에서도 가슴은 설렌다. 계단을 다 올라왔을 무렵 두 개의 바위 사이로 하늘로 이어지는 길이 열린다. 바로 그곳에 미륵보살이 거처하시는 천상 세계 도솔천내원궁이 있다. 돌아서 내려다보는 돌계단길이 장관이다. 천인암 암반 위에 앉은 도솔암 내원궁(문화재자료 제125호)은 아주 작은 전각이다. 예전엔 상도솔암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원래 도솔암은 상도솔암 하도솔암 외에 동, 서, 남, 북으로 여섯 도솔이 있었다고 하는데, 바로 이 도솔천 내원궁이 상도솔, 마애불이 있는 곳이 하도솔, 그리고 주법당인 극락전 자리가 북도솔이었다고 한다. 도솔천은 장..

고창 (10) 선운사, 시왕의 웃음 번지는 유쾌한 명부전

선운사 너른 절마당, 서쪽 축대 위에 맞배지붕 건물이 하나 서 있다. 염라대왕(염마왕)이 다스리는 저승 세계를 나타낸 명부전(冥府殿)이다. 퇴색한 모습이지만 선운사를 찾으면 내가 꼭 그 내부를 들여다보게 되는 유쾌한 전각이다. 여느 절의 명부전과는 달리 선운사 명부전에는 봄바람이 부는 듯 시왕의 웃음이 피어나고 있다. 명부전은 대개 법당 오른쪽 뒤에 있는데, 절 안에서 격이 떨어지므로 건물의 크기나 양식에서 차이가 난다. 죽은 이의 넋을 제도하는 지장보살을 주불로 모시고 있어 지장전(地藏殿)이라고도 하며, 지옥의 심판관인 시왕을 모시고 있어 시왕전(十王殿), 저승과 이승을 연결하는 곳이므로 쌍세전(雙世殿)이라고도 한다. 본래는 지장전과 시왕전이 각각 독립된 전각으로 분리되어 있었으나, 고려말 이후 부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