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등사 2

강화나들길 (2) 특이한 가람 배치, 정족산 전등사의 부속 전각들

대웅전 내부의 섬세한 조각과 추녀의 나부상을 둘러본 다음 부속 전각을 돌아본다. 전등사는 가람 배치가 보통의 절과는 다르다. 그것은 산기슭의 절터가 옆으로 길게 펼쳐진 지형 때문에 불가피하게 선택된 결과일 것이다. 대조루에서 절마당을 들어서면 높은 기단 위에 올려져 있는 대웅전이 보이고 동쪽 마당에는 강설당이 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긴 마당이, 대웅전 서쪽으로는 일렬로 향로전, 약사전, 명부전이 늘어서 있는 모양새다. 여느 절이라면 대웅전 서쪽 마당에 요사채가 서 있어 법당을 중심으로 공간이 닫혀 있는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대웅전 바로 옆의 향로전(香爐殿)은 법당을 관리하던 사람들이 살던 곳으로 부처님께 아침․저녁과 낮으로 향을 사르며 예불 드리기 때문에 '香'자가 붙은 것이다. '응향각(凝香閣)'이..

강화나들길 (1) 정족산 전등사, 고구려 소수림왕 때 창건된 가장 오래된 절

가을이 깊어 가는 날, 신촌에서 강화도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전등사를 가본 지도 10년이 더 되어 기억에도 가물거리고, 또 강화나들길이라는 걷기 길도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기도 한 터... 주말이라 길이 번잡하고 버스는 속도를 내지 못한다. 초지대교를 건너고 초지진을 지나 길상면 온수에 도착한다. 고려 원종왕비의 무덤 가릉까지 이어지는 강화나들길 3코스가 이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이규보 묘와 고려 왕실의 능묘들로 이어지는 이 길을 걸어보기로 한 것인데... 점심 때가 되어 일단 식사를 하고 전등사부터 둘러보기로 한다. 온수에서 전등사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 호젓한 산모퉁이 길을 잠시 오르는가 했는데 금방 동문에 도착한다. 무지개문(홍예문)으로 되어 있는 동문은 삼랑성(三郞城)이라고도 부르는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