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전 내부의 섬세한 조각과 추녀의 나부상을 둘러본 다음 부속 전각을 돌아본다. 전등사는 가람 배치가 보통의 절과는 다르다. 그것은 산기슭의 절터가 옆으로 길게 펼쳐진 지형 때문에 불가피하게 선택된 결과일 것이다. 대조루에서 절마당을 들어서면 높은 기단 위에 올려져 있는 대웅전이 보이고 동쪽 마당에는 강설당이 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긴 마당이, 대웅전 서쪽으로는 일렬로 향로전, 약사전, 명부전이 늘어서 있는 모양새다. 여느 절이라면 대웅전 서쪽 마당에 요사채가 서 있어 법당을 중심으로 공간이 닫혀 있는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대웅전 바로 옆의 향로전(香爐殿)은 법당을 관리하던 사람들이 살던 곳으로 부처님께 아침․저녁과 낮으로 향을 사르며 예불 드리기 때문에 '香'자가 붙은 것이다. '응향각(凝香閣)'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