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축 2

영주 순흥 봉도각(최고의 경로 정원), 사현정(안축의 세거 유적)

어둠이 깃드는 순흥. 비로봉 산행을 마치고 도착한 순흥은 생각보다도 작은 '동네'였다. 한 때는 도호부가 있었던 큰 고을이 지금은 외진 '면'소재지, 쓸쓸한 시골마을로 남아 있으니 세월이 무상하다. 그래도 소수서원과 선비촌이 있고 멀지 않은 곳에 부석사가 있으니 오고가는 차량의 행렬로 한적하지는 않다. 작은 동네지만 길거리에는 식당도 있고 여관도 있다.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속은 허름한 여관 수준인 한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다음날 아침 부근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소수서원으로 가는 길, 면사무소 앞을 지난다. 수백 년 노거수가 그늘을 드리운 넓은 대지에 팔작지붕을 얹은 퓨전 2층 건물인 관청의 모습이 이채로운데, 면사무소 건물치고 이처럼 폼나는 건물도 드물 듯하다. 느티나무 아래엔 '읍내리 문화마을'이..

소백산 국망봉 남쪽 초암사, 죽계구곡과 죽계별곡

국망봉 아래 골짜기를 거의 벗어날 무렵 개활지가 열리고 거기에서 지은 지 얼마되지 않은 아담하면서도 기품 있는 절을 만난다. 초암사(草庵寺)다. 영주에는 소백산 품에 안긴 절이 셋 있다. 비로봉(1,440m)과 국망봉(1,421m), 연화봉(1,394m)을 소백삼봉이라 하는데, 비로봉 아래에는 비로사, 연화봉 아래에는 희방사, 국망봉 아래에는 초암사가 있다. 초암사는 소백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쪽 골짜기, 국망봉에서 흘러내리는 죽계천에 자리잡고 있는 아담한 절이다. 의상대사는 호국사찰 자리를 찾기 위하여 이곳에 초막을 짓고 기거하였는데, 멀지 않은 곳에 터를 잡고 창건한 것이 부석사이다. 부석사를 창건한 뒤에 이곳 초막 자리에 절을 지어 초암사라 하였다. 초암사 앞 죽계1교. 국망봉에서 내린 물이 이곳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