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조팝나무는 초여름에 꽃을 피운다. 그런데 깊어가는 가을, 봉평의 흥정천변에 꼬리조팝나무가 때늦은 화사한 꽃을 피웠다. 쓸쓸한 계절의 빛깔을 머금고 무겁게 흐르는 가을 강이 갑자기 생기를 띠며 환해지는 느낌이다. 한여름, 꼬리조팝나무는 나란히 선 여러 개의 줄기 끝에 꼬리처럼 달린 분홍빛 꽃들을 피운다. 그래서 꼬리조팝나무라 부른다. 수많은 조팝나무들 중에서 꼬리조팝나무의 꽃이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 싶다. 수많은 조팝나무 자생종들 속에 유일하게 가지 끝에 원뿔꽃차례를 이루고 가장 붉은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원뿔꼴의 꽃차례에 빈틈없이 핀 분홍빛 꽃은 길고 붉은 수술이 화려해 더욱 아름답고, 가지 없이 회초리처럼 곧게 서 있는 모습에서 단정한 맵시를 느끼게 한다. 거기에다 꿀벌이 절로 모여 드는 기분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