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국 2

가을에 핀 꼬리조팝나무 꽃

꼬리조팝나무는 초여름에 꽃을 피운다. 그런데 깊어가는 가을, 봉평의 흥정천변에 꼬리조팝나무가 때늦은 화사한 꽃을 피웠다. 쓸쓸한 계절의 빛깔을 머금고 무겁게 흐르는 가을 강이 갑자기 생기를 띠며 환해지는 느낌이다. 한여름, 꼬리조팝나무는 나란히 선 여러 개의 줄기 끝에 꼬리처럼 달린 분홍빛 꽃들을 피운다. 그래서 꼬리조팝나무라 부른다. 수많은 조팝나무들 중에서 꼬리조팝나무의 꽃이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 싶다. 수많은 조팝나무 자생종들 속에 유일하게 가지 끝에 원뿔꽃차례를 이루고 가장 붉은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원뿔꼴의 꽃차례에 빈틈없이 핀 분홍빛 꽃은 길고 붉은 수술이 화려해 더욱 아름답고, 가지 없이 회초리처럼 곧게 서 있는 모습에서 단정한 맵시를 느끼게 한다. 거기에다 꿀벌이 절로 모여 드는 기분 좋..

우리 나무 2013.11.19

사월의 눈꽃송이, 조팝나무(Spiraea) 이야기

다닥다닥 달린 하얀 꽃 모습이 좁쌀 같은 꽃이라 하여 조팝나무라 부른다. 꽃이 피기 전 하얀 꽃봉오리들을 보면 과연 좁쌀 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꽃잎을 열고 환하게 핀 꽃은 좁쌀에 비할 바 없이 커서 뻥튀기한 옥수수 같다고 하는 게 더 어울릴 듯하다. 조팝나무는 줄기에서 어린 잎이 싹터 자라면서 줄기의 윗부분에 나는 곁눈(側芽)들이 모두 하얀 꽃봉오리를 맺기 시작한다. 4∼5월에 휘어질 가느다란 가지마다 수백 개의 하얀 꽃송이들이 눈송이처럼 무리지어 핀다. 하얀 눈꽃송이가 버들가지에 달려 있는 듯한 이 모습에서 '설류화(雪柳花)'라는 별칭이 생겼다. 조팝나무의 속명은 Spiraea인데, 이는 그리스어로 '나선' 또는 '화환(花環)'이라는 뜻의 '스페이라(speira)'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조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