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불입상 2

저 발가락 좀 보소, 당진 안국사지 석조여래삼존입상

태안마애삼존불을 보고 이제 서울로 돌아가는길, 그냥 가기에는 아쉽다고 하여 고속도로에서 접근하기 가장 쉬운 곳을 선택한 것이 바로 안국사지입니다.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석불과 석탑을 만나러 산 사이 그리 넓지 않은 들판을 흐르는 냇가의 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갑니다. 들판이 지나고 산길로 접어들자 산 쪽으로 금방 안국사지 석불이 눈에 들어옵니다. 차를 세운 곳, 장독들이 늘어선 장관에 잠시 넉넉한 기분이 되었다가 석탑과 석불로 향합니다. 휑하게 빈 절터. 축대를 향해 다가서니 대부분의 몸돌이 사라진 석탑 하나와 장승처럼 서 있는 삼존석불이 환한 햇살 속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안국사지는 서산과 인접한 당진 정미면 은봉산 중턱에 있는 있습니다. 안국사의 창건 시기는 백제 말이라고도 하고 고려시대라고도 하는 등..

경주 남산 (11) 선방곡 선각여래입상,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 망월사

신선암의 마애보살반가상과 칠불암의 마애불상군을 보기 위해 점심도 굶은 채 금오산을 넘고 봉화대 능선을 타는 강행군을 했는데, 역시 고생은 보람 있었다. 보람보다도 더 큰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이 밀려온다. 십수 년 전에 남산을 찾을 때는 이곳을 왜 찾지 않았을까. 남산의 진짜 최고 보물을 빼 놓다니... 벅찬 감격을 안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로 한다. 남산 안내도를 보니 삼릉계곡의 북쪽 능선과 골짜기에 배리 삼존불과 삼층석탑 등 많은 문화재들이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냥 봉화골로 내려가서는 별로 볼 것도 없고 고위산 넘어서 천룡사 삼층탑을 보러갈 수도 있겠지만 그 하나만 보기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나중에서야 탐방 코스를 잘못 잡았고 판단도 좋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실제로 다시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