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무제 2

실크로드(17) 둔황, 옥문관과 한장성

8월 6일 일요일 / 둔황 가이드가 기차를 타지 못하는 초유의 돌발 상황. 여행에서 별일이 다 생기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도 있을까. 어쨌든 이미 일어난 일을 어쩌겠는가. 다행히도 중국인보다 더 중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송희 양이 역할을 잘 해 내며 연락을 취하여 새벽녘에야 급행열차를 타고 따라잡은 허광씨와 합류할 수 있었다. 밤새 달리는 기차 속에서 우리는 백주와 맥주를 마시며 긴장을 풀었다. 새벽녘에 잠시 눈을 붙였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둔황(유원)역에 도착했다. 아침 8시 20분. 둔황역(옛 유원역)에는 현지 가이드 김철규 씨가 나와 맞이한다. 역 주변에서 아침 식사를 한 다음 대기된 버스를 타고 둔황으로 출발한다. 시커먼 모래사막, 멀리 보이는 바위 구릉... 수 년 전에 단 한번 왕복했던 길이지만..

실크로드(14) 투루판, 두 강 사이 절벽 위의 교하고성

8월 5일 토요일 오전 / 투루판 교하고성 7시 30분에 일어나 8시를 지나 교하고성(交河古城)으로 출발. 교하고성은 투루판의 오아시스 지대 맨 서쪽에 자리잡고 있다. 이름 그대로 두 갈래 하천이 흘러 만나면서 그 사이에 형성된 버들잎 지형 위에 건설된 성이다. 강물이 깎아 나간 땅은 30m 높이의 깎아지른 듯한 벼랑이 사방을 두르고 있는 자연 요새다. 절벽 아래 하천을 따라 백양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곁에는 포도밭이 푸르게 펼쳐져 있다. 이곳이 교하고성의 남쪽 입구, 남문이다. 두 갈래의 하천이 만나는 곳 서쪽에 자리잡고 있다. 이 길로 고창고성으로 실크로드가 이어졌다 한다. 2000년에 처음 찾았을 때와 별 다름없는 모습인데, 200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남문 앞에는 1997년에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