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2

동티베트(13) 허쭤, 시내를 내려다보는 그림 같은 천장터

● 2014년 7월 29일 화요일 오후, 허쭤 천장터(天葬垈) 허쭤에 도착하자마자 '국색천품(國色川品)이란 식당에 다시 들러 점심을 먹는다. 그저께 이곳에서 밀라레빠 불각을 돌아본 다음에 점심을 먹었던 곳. 그 땐 가지 요리와 김치콩나물국처럼 시원하던 탕이 인상 깊었는데, 오늘은 이 얇게 저민 돼지고기 요리가 입맛을 개운하게 만든다. 식사 후 그저께 멀리서 바라보았던 허쭤의 천장터를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마을과 멀리 떨어진 산 속에 있는 랑무스의 천장터와는 달리, 이곳의 천장터는 높지 않은 구릉에 자리잡고 9만 인구가 살고 있는 간난티베트자치주 정부 소재지 허쭤 시내를 굽어보고 있다. 입구에서부터 양들이 풀을 뜯는 목가적 풍경... 돌아보니 허쭤 시내가 그림처럼 앉아 있다. 오토바이가 달리고 자동차..

동티베트(8) 눈 시리게 푸른 하늘 아래, 랑무스 천장터

● 2014년 7월 28일 월요일 오전, 랑무스(郞木寺) 천장터 자고 일어난 새벽, 창을 여니 서늘한 공기가 기분 좋게 얼굴을 어루만지며 매캐한 연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민가 여기저기서 아침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나무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아마도 말린 소똥을 연료로 쓰겠지... 하늘은 눈이 시리게 푸르고, 투명한 햇살은 사원과 바위봉우리와 초원을 따뜻이 어루만지고 있다. 아침 식사(쌀죽, 짠지, 만두, 삶은 달걀)를 마치고 천장터(天葬垈)로 출발한다. 주검을 독수리에게 먹게 하는 티베트 사람들! 티베트 사람들은 새에게 몸을 먹힘으로써 땅, 물, 불, 바람이라는 우주의 근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신의 사자'라고 믿는 독수리에게 육신을 보시하는 이 장례의식을, 그래서 조장(鳥葬)이라 일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