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들에게서 배운다 - 꿈꾸게 하는 교실은 언제일까 들꽃에 푹 빠져 카메라를 메고 산으로 들로 쏘다니는 내 모습은 누가 봐도 촌놈이다. 올해 이 학교에 처음 와서 야생화반을 하겠노라고 광고했더니, 아이들은 별 촌스러운 걸 다 한다는 표정이다. 딴은 촌놈 출신이 사실이니 별 억울할 것은 없지만, 뜨악해하는 반응에 섭섭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가까이에서 봐! 잡초란 없다 교원노조 결성에 참여하였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쫓겨나 있던 1990년 봄, 갑자기 시간이 많아진 나는 그 전까지 잘 찾지 않던 산을 자주 오르게 되었다. 그러다가 산길 주변 여기저기 돋아나는 풀나무들의 싹과 꽃들에 절로 눈길이 가게 되었고, 생명들의 경이로움에 빠져들었다. 어느 늦은 봄날, 길가에 흔하게 자라는 마디풀을 바라보다가 잎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