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천마산에서 만난 봄꽃들 (2) 만주바람꽃 꿩의바람꽃 금괭이눈 큰괭이밥

모산재 2008. 4. 15. 20:47

 

드디어 만주바람꽃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람꽃 중에서는 잎과 꽃이 가장 작은 종이다.

 

이 땅 골짜기에 이렇게 흐드러지게 피는 꽃에

어째서 '만주'라는 접두어가 붙었을까...

 

 

 

만주바람꽃은 천마산과 이웃한 백봉에서 1970년대에 처음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그때까지는 만주에서 기록된 이래 남한에는 자생하지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만주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그런 이유인 듯한데

지금은 강원 덕항산, 경남 와룡산, 전남 백양사, 충남 광덕산 등 이 땅 곳곳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물이 흐르는 응달진 골짜기 바위를 덮고 있는

이끼들에도 자꾸 눈이 간다.

 

이 녀석들의 이름도 차차 알아가고 싶다.

 

 

 

 

다시 꿩의바람꽃도 나타나기 시작하고...

 

 

 

뜻밖에도 중의무릇 샛노란 꽃이 나타나 나를 기쁘게 한다. 

 

 

 

그리고 이 괭이눈은 포옆이 녹색이라

천마괭이눈이라고 불렸던 금괭이눈과는 달라 보인다.

 

꽃술이 싱싱한 걸 봐서는 수정이 끝나서 녹색잎으로 돌아온 것 같지는 않은데,

그렇다면 금괭이눈과 병이종의 관계인 털괭이눈이나 흰괭이눈일까...

 

 

 

햇살을 듬뿍 받은 운지버섯일까 싶은 녀석을 담아 본다.

 

 

 

골짜기는 옥빛 꽃방석을 깔아 놓은 듯 왜현호색 천지를 이루고 있다. 

 

 

 

애호랑나비로 보이는 녀석을 만난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뿔나비가 아닐까 싶은 녀석이 내 머리 위를 휙 날아가더니

길가의 낙옆더미 위에 철퍼덕 주저앉는 게 아닌가.

 

 

 

꽃도 잎도 가지도 가냘프기만한 애기괭이눈이

계곡 물을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섰다.

 

 

 

꽃술을 자세히 보니 이런 모습이다.

 

 

 

다시 큰괭이밥 한번 담아 보고...

 

 

 

또다른 이끼들도 담아 본다.

 

 

 

 

무더기로 핀 왜현호색꽃이 탐스러워 다시 한번 도촬하고...

 

 

 

드뎌 골짜기의 맨 아래쪽 갈림길에 도착한다.

 

시원스레 흐르는 물에 손도 한번 담가본다.

 

 

 

이것은 그냥 현호색이라 부르는 기본종

 

 

 

그 골짜기로부터 다시 상류쪽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어쩌면 아직도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너도바람꽃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

개감수나 산자고 등을 볼 수 있는 곳도 지나치며 걸음을 재촉한다.

 

 

이 곳 커다란 골짜기는 바야흐로 만주바람꽃과 꿩의바람꽃이 경쟁이나 하듯 흐드러지게 피기 시작하였다.

  

바위를 배경으로 무더기 피는 만주바람꽃

 

 

 

아름드리 고목의 굵은 뿌리 틈에서 피어난 꿩의바람꽃

 

 

 

고목과 고목 사이의 흙가슴에 한것 피어난 만주바람꽃

 

 

 

아름드리 나무를 포위하듯 피어난 꿩의바람꽃

 

 

 

는쟁이냉이 하얀 꽃을 보려면 좀더 기다려야 할 듯...

 

 

 

큰괭이밥의 얼굴을 아주 클로즈업시켜 본다.

꽃잎의 붉은맥이 실핏줄처럼 투명하게 보인다.

 

 

 

시원스레 흘러내리는 계곡 건너편 절벽 바위틈에

일렬로 늘어선 금괭이눈이 황금빛 꽃을 피웠다.

 

포엽까지 노랗게 물든 것이 한눈에 금괭이눈(예전의 천마괭이눈)임을 알 수 있다.

 

 

 

 

 

다시 만주바람꽃

 

 

 

이 이끼는 또 무엇일까...

 

 

 

바위틈에서 꽃 피울 준비하는 는쟁이냉이

 

 

 

그리고 또 하나의 이끼

 

 

 

골짜기 상류로 접어들며 복수초가 나타난다.

 

꽃의 크기가 작고 꽃받침이 8개이니 그냥 복수초일가도 싶은데,

애기복수초와는 어떤 관계인지 아직 정리가 안 된 상태이다.

 

복수초와 꿩의바람꽃이 데이트하는 현장을 잡았다.

 

 

 

복수초 군락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시기가 좀 늦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너도바람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가파른 골짜기를 오르는 내 발걸음이 더욱 빨라진다.

 

게다가 오후 5시를 넘어서면서 해도 얼마 남지 않았잖은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