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홍릉수목원 풀꽃들의 봄맞이 표정

모산재 2007. 4. 3. 20:45

홍릉수목원 풀꽃들의 봄맞이 표정

2007. 04. 01(일)

  

 

지난 주에 이어 또 홍릉수목원을 찾는다.

풀꽃들의 변화한 모습을 자꾸 확인해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도사님은 엊저녁 많이 무리하셨는지 쉬겠다고 한다.

 

점심 때 다 되어서 수목원으로 들어서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풀꽃들에 경배를 드리고 있다.

 

 

 

 

한낮 햇살이 강해 LCD화면의 색감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해서 애를 먹는다. 카메라 기술도 없어 대강 담았는데 나중에 보니 광선을 제대로 거르지 못해 사진 상태가 많이 바래 보인다. 그래도 이게 눈으로 본 색깔에 가장 가까우니 자연스럽다고 스스로 위로할 밖에...

 

 

지난 주에 겨우 피기 시작했던 깽깽이풀 꽃잎이 땅바닥에 어지럽게 떨어져 있다.

꽃잎이 워낙 연약해 어제 지나간 비바람을 견뎌내지 못한 것 같다.

 

 

 

엉겅퀴와 헷갈리기만 했던 이 녀석을 팻말대로 절굿대로만 알았는데,

나중 확인해보니 뻐꾹채인 듯하다.

웬만큼 섬세한 눈이 아니고서야 구별하기 쉽지 않다.

 

 

 

비짜루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저 비늘 같은 싹이 잎이 아니라 가지로 자랄 것이다.

 

 

 

할미꽃도 피었는데, 습기 있는 평지에 자란 탓인지 잎도 무성해져서 마른 묏등에서 자란 할미꽃이 주는 절제된 매력은 많이 부족해 보인다. 그래도 어여쁘다.

 

 

 

이삭여뀌는 이렇게 새싹과 새잎이 호장근 못지않게 늠름하다. 나중에 피는 꽃은 상대적으로 왜 그리 초라한지... 네 처음은 창대했으나 네 나중은 미약하리라?

 

 

 

고추나물 어린 잎

 

 

 

요게 뭔고 하니 냉초다. 같은 현삼과인 꼬리풀과 꽃색과 꽃차례가 아주 닮아 보이는 풀. 지난 주에 비해 훌쩍 자란 모습에 돌려나기 하는 잎모양이 갖춰졌다.

 

 

 

그리고 이건 마타리인데, 자연상태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연약해 보인다.

 

 

 

현삼이다. 꽃을 직접 본 일이 없어 꽃 피는 늦여름에 다시 와 봐야겠다.

 

 

 

 

이것은 시호

 

 

 

그냥 대극이라고 팻말을 세워 두었는데, 6월쯤 꽃이 피어야할 대극 꽃이 싹이 자람과 동시에 벌써 피었다. 혹시 붉은대극이 아닌지 의심이 간다.

 

 

 

5개의 꽃받침을 드러낸 개복수초는 여지껏 꽃을 자랑하고 있다. 복수초라면 꽃받침이 8개이고, 잎이 무성해지기 전에 벌써 꽃은 지고 없겠지...

 

 

 

드디어 까치무릇이 꽃봉오리를 열었다. 정감 넘치는 우리말 이름 까치무릇 대신에 '산자고'라는 딱딱한 한자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게 나는 못마땅하다. 같은 방식이라면 꿀풀을 '하고초'라 부를터인가...

 

 

 

벌써 족두리풀도 뿌리참에 여러 개의 검붉은 꽃을 매달았다.

 

 

 

모싯대의 어린풀

 

 

 

참당귀의 어린 모습이다.

 

 

 

미치광이풀을 한번 더 담아 본다.

 

 

 

녹색 융단처럼 땅을 뒤덮은 전호

 

 

 

 

어라, 벌써 얼레지까지 피었다. 숲속에서 보던 신비로움은 없어도 길다란 술을 내밀고 있는 저 자태에 어찌 반하지 않으리... 

 

 

 

놋젓가락나물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 어린 모습으로 같은 초오속에 속하는 투구꽃이나 그늘돌쩌귀, 그리고 무슨무슨 '~바'라고 불리는 생명들과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

 

 

 

이것은 곰취였던가.

 

 

 

지리강활

 

 

 

이것은 산작약이던가.

 

 

 

곤드레나물로 많이 알려진 정영엉겅퀴의 어린풀

 

  

 

이게 뭘까... 관중일까 했는데, 저 안쪽에 이렇게 생긴 녀석들이 잔뜩 솟아난 곳에 꿩고비란 팻말이 세워져 있다. 꿩고비 유년기 모습을 배드민턴 셔틀콕 날개처럼 시원스런 모습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떡두꺼비 같은 모습이 낯설다.

 

 

 

두루미꽃이 벌써 꽃이 피려나.

 

 

 

솜분취라는 팻말이 붙은 풀꽃이 꽃을 피우고 있다. 아무리 봐도 솜나물로 보이는데...

 

 

 

우산나물이 왜 '나물'인지, 이 어린 모습을 보니 이해가 간다.

 

 

 

남산제비꽃을 이 봄 처음으로 만난다.

 

 

 

이건 산괴불주머니로 봐야 하나, 그냥 괴불주머니로 봐야 하나... 둘을 구별하는 법을 아직 확실히 익히지 못했는데, 과제다.

 

 

 

흰노루귀가 지금에야 꽃을 피우고

 

 

 

청노루귀도 덩달아 피었다. 시달렸는지 꽃잎이 상했다.

 

 

 

이 노루귀를 담느라 쪼그려 앉아 낑낑대고 있는데, 아주머니 한분이 발밑 조심을 하라고 주의를 보낸다. 아무렴 그러마고 장소를 옮기는데, 아까 보고 왔던 꽃들 이름들을 대면서 사진을 찍었느냐고 묻는다.  책을 들고 와서 꽃들을 살피는 아저씨에게 묻지도 않는 것을 알려주느라고 바쁘시다. 숲해설가라고 소개하는데 하는 일에 뿌듯해 하는 것이 느껴진다.

 

 

이건 서울제비꽃...

 

 

 

그리고 이건 민둥뫼제비꽃인 듯.

 

 

 

섬나리 무성한 새잎들

 

 

 

흔하지만 앙증맞은 흰꽃잎이 마음을 끌어 냉이꽃도 한번 담아 본다.

 

 

 

이렇게 풀꽃들을 살펴 본 후 나무들을 보러 숲길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