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봄비 내리는 날 아차산의 풀꽃나무

모산재 2007. 4. 2. 01:03

봄비 내리는 날 아차산의 풀꽃나무

2007. 03. 31

 

 

비가 보슬보슬 내린다. 계발활동이 있는 날이라서 아이들을 이끌고 아차산생태계공원으로 향한다. 풀과 나무들이 비에 흠뻑 젖어 더욱 싱그럽게 느껴진다. 그러나 비와 흐린 날씨 때문에 사진을 담기에는 아주 불편하게 됐다.

 

2학년 여학생 두 명이 들어와서 모두 10명이 되었으니 모양새는 그런대로 갖추게 되었다. 1학년 남자 아이들은 1명을 빼고는 예상대로 준비가 안 된 상태로 그냥 왔다. 몰려서 잡담 나누기에 바쁘다. 꾸지람을 해봤자 해결될 일도 아니다. 그래도 따라 다니며 이 풀, 저 나무에 관심을 보이기도 하니 다행이다. 언제까지 갈지ㅡㄴ 모르겠지만...

 

 

숲속을 가장 먼저 초록으로 색칠하는 것은 역시 귀룽나무이다. 몇 주 지나지 않아 향기 짙은 하얀 꽃대궐을 차리기 위해 분주한  작업을 하고 있을 거다.

 

 

 

지난 해에 이름을 밝혀내지 못했던 나무에서 꽃이 피었다. 느릅나무 종류인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자료를 뒤적여 보니, 참느릅나무는 가을에 피고 왕느릅나무는 5월에 핀다고 되어 있는데, 느릅나무는 3월에 핀다고 되어 있다. 그러니 이 녀석은 아무래도 그냥 느릅나무라고 동정하는 것이 맞을 듯싶다.

 

 

 

참고로 이 녀석의 잎과 줄기를 살펴보자.

 

 

 

 

제비꽃이 드디어 피었다. 여기저기 눈에 많이 뜨이는데, 바야흐로 제비꽃 시절로 들어선 모양이다.

 

 

 

히어리도 활짝 피었는데 빗물에 젖어서 꽃이삭이 무겁게 늘어졌다.

 

 

 

까마귀밥여름나무도 꽃망울을 터뜨렸다.

 

 

 

지난해에 해결하지 못한 또하나의 나무, 꽃으로 봐선 조록나무과에 속하는 것 같지는 않고, 도대체 뭐냐...

 

 

 

이 녀석의 잎과 열매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어느새 수양버들 꽃들이 한창철을 넘긴 듯하다.

 

 

 

 

갈퀴덩굴은 싱그럽게 덤불을 이루었고

 

 

 

지난번에 보았던 꼭두서니도 제법 덩굴의 모습을 갖추었다.

 

 

 

돌단풍도 하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제비꽃

 

 

 

이렇게 여학생 넷은 꽃들에 흠뻑 빠져 열심히 담고 있지 않느냐.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산작약, 꽃을 만나지 못했는데, 올해는 꼭 봐야할 텐데...

 

 

 

미선나무 꽃은 끝물이라 대부분 비에 젖은 채 생기를 잃어 사진으로 담을 맘이 생기지 않는다. 그나마 아래 녀석이 좀 온전한 편이다.

 

 

 

지난해의 열매 하나가 대롱대롱 달려 있어서 담아 보았다. 누군가 부채같이 생겼다고 하던데, 그렇게 봐도 되겠다.

 

 

 

눈개승마도 훌쩍 자랐다. 1달쯤 지나면 꽃이 피려나...

 

 

 

미국제비꽃이라고도 하는 종지나물도 꽃을 피우고

 

 

 

풍년화 꽃이 진 자리에 씨방이 여물어 갈 채비를 하고 있다.

 

 

 

버들개지에 역시 봄비가 제격이다. 파릇파릇 새싹과 꽃이삭이 얼마나 싱그러운가.

 

 

 

참나무 종류로 보이는 나무, 철갑처럼 단단해 보이는 수피를 뚫고 갈색 새싹들이 세상을 향해 재잘거리는 듯하다. 강철 새잎!

 

 

 

살구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푸근한 옛 시골의 정취를 절로 떠올리게 하는 꽃.

 

 

 

생각보다 꽃이 별로 없어서 다소 실망스럽다. 까마귀밥여름나무 꽃을 만난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2학년 두 여학생은 끝까지 함께 해 주어 대견하고 사랑스러워 함께 점심을 먹는다. 종종 들르는 인터넷 야생화 사이트도 있다니 풀꽃나무에 대한 관심도 평소에 좀 있었던 모양이다.

 

점심 식사를 마치자 마자 바로 고속터미널로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