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용문산 용문사, 까치박달, 가는장구채 어린풀(?), 박쥐나무, 금마타리, 산앵도나무

모산재 2009. 6. 24. 00:46


용문산  용문사, 까치박달, 가는장구채 어린풀, 박쥐나무, 금마타리, 산앵도나무


2009. 06. 13. 토요일

 

 

 

 

무턱대고 떠나는 여행에 재미를 붙였을까.

 

주말을 맞으니 또 가슴이 설레면서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에 안절부절 못한다.

 

서해 자월도나 이작도 섬으로 갈까,

멀리 지리산이나 설악산으로 갈까,

그도 아니면 용문산이니 천마산으로 갈까...

 

갈 곳을 정하지도 못한 채 미적대다보니 섬으로 가기엔 너무 늦었다.

 

일단 동서울터미널로 가서 시외버스편을 확인해보니

설악산도 지리산도 바로 출발하는 차가 없지 않으냐.

 

결국 용문산으로 가기로 한다.

 

 

주말을 맞아 몰려나온 차량들로 양평을 지나는 국도는 거북이 걸음,

용문에 도착하니 점심때도 지난 시간, 해장국 한 그릇 후딱 비우고 택시를 탄다.

 

 

오후 2시나 되어서야 산을 들어선다.

 

 

용문사 앞

까만 오디 탐스럽게 달고 선 뽕나무들 구경하며 지나다  

개울에서 꽃이 지고 있는 지느러미엉겅퀴를 오랜만에 담아본다.

 

 

 

 

일주문을 지나니 예전에 보지 못했던 풍경이 펼쳐진다.

 

진입로 한쪽에 돌과 시멘트로 바닥을 곱게 깔고

맑은 계곡물이 흘러내리는 물길을 만들었다.

 

맨발로 걸어가면 시원하겠다 싶기도 하지만

자연스러워 좋았던 호젓한 숲속 오솔길마저 공원처럼 바뀐 모습이 아쉽다.

  

 

언덕 위에 산골무꽃이 피었다. 

 

 

 

 

낯익은 열매가 눈에 띄어 살펴보니 까치박달나무 아닌가.

 

요놈 이름이 한참 생각나지 않아서 답답...

나이 먹는 서러움이다.

 

 

 

 

이끼가 잔뜩 낀 습한 언덕에

안면은 많은데 무엇이었는지 쉽게 생각나지 않은 고사리가 보인다.

 

실물을 볼 때는 그렇게 생각 안 나던 녀석을 컴퓨터 모니터에 올려 놓고 보니

어이없게도 십자고사리 아니냐.

 

 

 

어째서 밑부분에서 양쪽으로 가지 벋은 것을 보지 못했을까.

 

 

그리고 주변에 비슷한 모습으로 많이 보이는 이 녀석은

십자고사리의 어린풀일까...

 

 

 

 

덩굴초롱이끼로 보이는 녀석들도 언덕을 가득 덮고 있다.

 

 

 

 

용문사 앞을 스쳐 지나고...

 

 

 

 

말똥비름을 오랜만에 만난다.

 

이 녀석과 돌나물, 그리고 마키노돌나물을 구별할 줄 안다면 야생화를 좀 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절 앞 축대엔 개양귀비꽃이 활짝 피어 원색의 꽃밭을 이루었다.

 

 

 

 

등산로를 접어들어 제일 먼저 만난 녀석은 애기쐐기풀.

 

줄기에 가시를 달고 이제 꽃이삭의 꽃이 피기 시작하였다.

 

 

 

 

긴사상자는 꽃이 진 지 오래, 기다란  열매를 달았다.

 

 

 

 

처음 이 녀석을 보고선 가는장구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사진을 들여다보니 잎맥의 모양이 차이가 있는데

바로 다음에 만난 덩굴처럼 기는 풀들이 가는장구채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 녀석은 뭘까,

잎과 줄기를 면밀히 따져보니 아무래도 동자꽃일 듯하다.

 

 

조록싸리의 계절이어선지 계곡 곳곳엔 조록싸리 꽃들로 가득하다.

 

 

 

 

줄기 전체가 땅을 기는 이 녀석들을 만나고선 정체를 몰라 얼마나 어리둥절했던지...

 

가는장구채라 생각하면서도 

줄기가 늘어지고 덩굴성에 가까운 낯선 모습에 판단이 흐려진다.

 

  

 

 

 

계곡 풍경

 

  

 

 

 

 

수골무꽃일까... 

 

계곡 돌틈 여기저기 한 뼘도 안 되는 작은 키에 보랏빛 꽃망울만 단 골무꽃 무리들을 만난다.

 

  

 

 

산괴불주머니,

꽃잎 아랫입술이 저렇게 넓은 게 눈에 띈다.

 

 

 

 

기린초의 계절이 되었다.

 

 

 

 

함박꽃은 이미 지고 있는 모습인데

이렇게 몇 송이 꽃이 남아서 나를 맞이한다.

 

 

 

 

함박꽃을 담고 있는데

발밑 계곡 바위틈에서 커다란 관중이 자기도 좀 쳐다봐 달랜다.

 

 

 

 

붉은가시딸기(곰딸기)의 모습도 담아본다.

 

 

 

 

박쥐나무는 이제 갓 꽃이 피기 시작하고 있다.

 

꽃색이 자신의 나무잎그늘에 가려진데다  햇빛도 숨어버린 날씨라 담는 데 애를 먹는다.

 

  

 

 

 

용의 뿔처럼 생긴 용각바위가 하늘을 찌를 둣 선 모습을 건너다보며

급경사를 이룬 산비탈을 타고 한참이나 헉헉대며 오른다.

 

 

 

 

비탈 중간 바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건너다본 용문봉,

이름으로 봐선 용문산의 최정상일 듯한데 최고봉은 용문봉(970m)이 아니라 가섭봉(1157m)이다.

 

 

 

 

급경사 지역을 거의 다 오른 곳에서 만난 갑자기 나타난 금마타리,

반가움에 카메라를 들이대는데 어느새 구름으로 덮힌 날씨에 이미지가 깨끗이 잡히지 않는다.

 

 

 

 

 

드디어 올라선 능선 길

멀리 용문산 정상 가섭봉(1157m)이 보인다.

 

 

 

 

 

바위틈엔 구실사리와 돌양지꽃이 자라고 있고

 

 

 

 

꽃이 진 자리에 산앵도나무 열매가 붉게 성숙하고 있는 모습이 잡힌다.

 

 

 

 

노랑제비꽃 어린풀의 모습은 이렇다.

 

 

 

 

 

그리고 때늦게 핀 노랑제비꽃 한 송이를 만나니 새롭고 반갑다.

 

 

 

 

어두운 잿빛 구름은 뭉게뭉게 산으로 몰려들고 시간은 벌써 다섯 시에 가까워졌는데

정상이 빤히 바라보이는 곳에서 발길을 돌리고 만다.

 

 

사람들에 시달린 모습일까,

신갈나무 아랫도리는 골반이 일그러진 시골 할머니들 모습처럼 안쓰럽다.

 

 

 

 

흙이 흘러 사라진 자리에 드러난 소나무 뿌리,

생존의 강인함이 느껴진다.

 

 

 

 

옻나무 수나무에 핀 수꽃은 종종 보았지만 암나무에 암꽃이 핀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지난해 열매를 달고 있는 나무를 만나 암꽃을 찾아보았지만 꽃 핀 흔적을 찾을 수 없으니 희한하기만 하다.

 

 

 

 

산능선의 등산로 주변엔 키작은 둥굴레들이 열매를 달고 섰다. 

 

 

 

 

다시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에서 만난 이 풀은 무엇일까.

 

 

 

 

마 잎에 앉은 나방 한 마리,

도감을 찾아보니 깃노랑물결자나방인데 기재문이 없어 아쉽다.

 

 

 

곰딸기 꽃의 흔적이 남아 있어 담아 본다.

이미 어둠에 잠긴 숲이라 이미지가 불만스럽다.


 

 

 

잠시 용문사에 들러 둘러본다.

 

 

용문사 대웅전

 

 

 

용문사 3층 석탑, 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탑이다.

 

 

 

용문사 은행나무, 전설이 전해지는 천년 노거수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은행나무 줄기에 붙어서 사는 일엽초 군락

 

 

 

부도밭

 

 

 

 

용문산 정상을 배경으로 담은 개양귀비꽃

 

 

 

 

어둠이 내려 앉는 용문사를 뒤로 하고 주차장으로 나오니 시외버스는 이미 끊긴 시간,

택시를 타고 용문으로 나와 직행버스에 오른다.

 

 

 


용문산 등반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