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악견산의 며느리밑씻개, 모기골(?), 두릅나무, 넉줄고사리, 호장근, 산초나무, 등골나물, 쇠물푸레나무, 지의류

모산재 2007. 9. 1. 21:42

악견산 벌초 가는 길에 만난 풀꽃나무들

2007. 08. 15

 

 

 

 

광복절이다.

 

매년 이날이 되면 할아버지의 후손들이 정기모임을 위해 고향으로 모여든다.

 

 

오전에는 30리 떨어진 악견산 할머니 산소 벌초를 다녀온다.

 

악견산(634m)은 기암괴석이 멋지게 솟은 아름다운 산인데

정상에서 합천댐을 내려다 보는 조망은 한 폭의 그림이다.

 

그리 크지도 높지도 않은 산이지만

경사가 급하고 바위를 오르내리는 등산로가 재미 있어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은근히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이곳 정상에는 임진왜란 때 곽재우가 의병들을 지휘하며 왜적과 싸우던 악견산성이 있는데

흥미로운 전설 하나가 전해지고 있다. 

 

진을 친 왜적들이 좀처럼 물러나지 않고 장기전으로 들어가자

의병들은 맞은편 금성산(592m)과 악견산 봉우리에 줄을 매고

달밤에 붉은 옷을 입힌 허수아비를 띄워 줄을 당기니,

마치 신상이 하늘에서 내려와 날아다니는 것 같아

이를 본 왜적들이 혼비백산하여 도망쳤다고 한다.

 

 

 

합천호를 바라보며 험한 바윗길과 낭떠러지의 스릴을 맛보는 등산로와는 반대쪽인

대밭골이라는 마을에서부터 산행은 시작된다.

 

대밭골은 마을 뒤 골짜기가 온통 이대밭이어서 붙은 이름인 듯...

 

 

 

대밭골 창고 너미로 보이는 악견산

 

 

 

 

마을 뒤에서부터 정상까지 골짜기를 타고 올라야 하는데

골짜기는 바위가 많고 급경사 지역인데 대부분 이대 숲을 이루고 있다.

(이대를 우리 고향에서는 '설대'라 부른다.)

 

 

 

암벽이 있는 산을 줌으로 당겨 보았다.

바로 암벽 사이의 저 녹색 골짜기로 올라가야 할 등산로가 있다.

 

 

오른쪽 암벽이 있는 봉우리 위에 할머니 산소가 있다.

   

 

 

며느리밑씻개풀 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산박하 꽃봉오리

 

 

 

 

구실사리

 

 

 

 

이렇게 오르는 길의 대부분은 이대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중턱을 오르니 짙은 안개가 숲을 가득 채우고...

 

 

 

 

다시 이대 대나무 숲

 

 

 

 

드디어 산소에 도착하여 벌초를 한다.

 

중간중간 빗방울이 후두둑 듣기도 한다.

 

 

 

벌초를 끝내고 가져온 간단한 술과 음식으로 절한 다음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음복(飮福

 )을 한다.

 

 

 

 

산소 주변의 식물들

 

 

처음엔 개수염 종류일까 생각했던 녀석, 

그런데 꽃이삭의 모양이 개수염과는 아주 다르다.

 

확인해 보니 모기골 비슷해 보이는데, 설마 바닷가에 산다는 모기골이 이 깊은 내륙의 높은 산봉우리에 있을까...

 

 

 

 

 

이 고사리들은 넉줄고사리

 

 

 

잎맥 끝에 포자낭군이 달렸다.

 

 

 

포자낭 속에 담긴 포자들

 

 

 

 

엽상지의류

 

 

 

 

수상지의류

 

 

 

 

 

물푸레나무의 열매

 

 

 

 

쇠물푸레나무의 열매

 

 

 

 

두릅나무의 꽃

 

 

 

 

 

주홍서나물이 이 높은 곳까지 들어왔다.

 

 

 

 

벌초와 성묘를 끝내고 다시 왔던 길로 내려선다.

시간 여유만 있다면 반대쪽인 합천호가 바라보이는 등산로로 내려가면 좋으련만...

 

 

 

이것은 곰딸기일까, 아니면 멍덕딸기일까... 

 

3개의 잎으로만 되었다면 멍덕딸기일 텐데 잎은 어긋나고 3-5개의 작은잎 된 깃꼴겹잎이고,

중앙의 잎이 훨씬 큰 것이 곰딸기에 가까운 듯하다.

 

 

 

줄기의 길이가 3m 정도로 자라는데, 가시가 드문드문 있으며 적색 선모가 빽빽히 난다.

 

 

 

 

생각하지도 못한 호장근이 자생하고 있다.

 

 

 

 

건너편에 보이는 산이 바로 금성산(592m)

 

 

 

 

 

 

 

저 멀리 구름에 싸인 산이 허굴산(681.8m)이고 그 산 기슭에는 청강사란 절이 있는데

중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40리 가까운 길을 걸어서 소풍을 온 적도 있는 절이다.

 

악견산의 오른편에 있는 금성산(592m), 허굴산을 합쳐서 삼산이라 부르는데

삼산으로 둘러싸인 들판이 끝나는 곳에는 삼산이라는 마을이 있기도 하다.

 

 

 

 

때죽나무 열매

 

 

 

 

도깨비바늘

 

 

무슨 버섯일까?

 

치마버섯이 뒤집어진 모습의 주름인데...

 

 

 

 

 

암수딴그루인 산초나무 수꽃

 

 

 

등골나물과 나비

 

 

 

 

 

무릇

 

 

 

 

마을회관 앞에서 비오듯 하는 땀을 씻고

사람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