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대모산 너머 봄꽃맞이

모산재 2006. 3. 12. 22:28

06. 03. 12

갑자기 영하로 뚝 떨어지고 바람까지 몹시 심하게 부는 날.

겨울보다도 더 매워 꽃샘추위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날씨.

 

집에 앉아 있자니 좀이 쑤셔 새 카메라를 들고 나선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바람이 살을 에는 듯하다. 괜히 나섰나, 피었던 꽃들도 다 얼어버릴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등산로 주변 풍경은 겨울 그대로다. 쟁골로 넘어서서 들길로 들어서니 꽃다지 노란 꽃만 봄이 왔음을 알린다.

 

꽃다지

 

 

 

 

쟁골로부터 교수마을 못골로 이어지는 들판 길을 걸어가기로 한다.

대모산을 등지고 작은 산을 앞으로 두르고 작은 들로 이어지는 이 마을들은 볕바르고 조용하여 그야말로 전원마을로는 이상적인 곳이다. 집들도 더 이상 좋을 수가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쟁골마을 뒤 조그마한 밭에 꽃들을 심어 놓았다. 비비추, 꽃잔디,  등등을 심어 놓았다. 겨울나기하면서 동상을 입어 붉게 물든 황금달맞이꽃과 잎이 마른 사사가 눈에 띈다.

 

황금달맞이꽃

 

 

 

사사

 

 

 

바로 뒤 양지바른 언덕엔 무덤이 있다. 지난 가을 조개나물 어린 싹이 많이 있었건만, 다 얼어죽었는지 지금은 흔적조차 없다. 다만 양지꽃만 곧 꽃을 피우려는지 꽃망울이 부풀고 있다.

 

양지꽃

 

 

 

 

쟁골 마을 옆 산발치엔 몇 그루의 생강나무가 추위에 몸을 움츠린 채 꽃망울을 갓 터뜨리고 있다. 꽃이 너무 높이 피어 사진은 포기하고 산을 질러 교수마을로 넘어간다.

 

산속은 봄소식이라곤 없다. 단 한 나무만이 파란 싹을 내밀어 꽃샘추위에 맞서고 봄임을 시위하고 있다.  복숭아나무인지...

 

 

 

교수마을 다 내려간 지점에  붉은 꽃망울을 살짝 내민 진달래가 보인다.

 

진달래

 

 

 

마을 옆 텃밭엔 돌나물이 파릇파릇한데, 좁쌀만한 별꽃들은 추위에 오들오들 떨고 있다.

 

돌나물

 

 

 

별꽃

 

 

 

마을 옆 양지바른 언덕은 무덤들이 자리잡았는데, 위쪽은 겨울 빛 그대로이지만 바람이 적은 낮은 땅엔 파릇파릇 풀들이 자라고 있다.

 

 

 

꽃의 흔적이라곤 없어 보였는데, 언덕 아래에 양지꽃 한 포기만이 노란 꽃을 피웠다. 갑작스런 찬 바람에 떨고 있는 모습이 안스럽다.

 

양지꽃

 

 

 

못골 마을 옆 밭 이랑과 길가 언덕에 냉이와 꽃다지가 희미한 꽃을 피웠다.

 

냉이

 

 

 

꽃다지

 

 

 

냉이

 

 

 

다시 산모롱이를 돌아 들어선 마을 옆 개울가엔 산수유가 꽃망울을 갓 터뜨리고 있다.

 

산수유

 

 

 

 

마을 뒤 바람도 들어오지 못하는 양지바른 밭언덕엔 별꽃과 꽃다지가 군락을 이뤄 좀더 풍성하고 예쁘게 자랐다.

 

별꽃

 

 

 

꽃다지

 

 

 

 

 

다시 산을 되넘어 돌아오는 길엔 잠시 눈발까지 비친다. 바람이 여전한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