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머리 구릉 정상으로 오르는 길목에서 내려다 본 북쪽 비탈에는 금방망이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이 아름다운 생태 언덕을 밀어서 골프장을 만들겠다는 CJ그룹 자본가들의 머리속에는 어떤 생각들로 차 있을까...
골등골나물
두루미천남성
다시 정상으로 이어지는 언덕은 짧은 숲이 정상부 능선을 에워싸고 머리띠처럼 두르고 있다. 숲을 이루는 나무는 소사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숲속의 빈 터에 홀아비꽃대인지 옥녀꽃대인지 분별하기 어려운 녀석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숲그늘에는 여우콩들도 군락을 이루었는데 대개 꽃이 지고 열매를 단 모습이지만 몇 송이의 꽃을 피우고 있는 녀석도 있다.
숲을 통과하니 다시 정상의 구릉은 서쪽을 향해 길게 벋은 초원의 길이다. 초원의 북사면은 온통 군락을 이룬 금방망이 꽃들이 거센 바람에 일렁이고 있다.
괭이싸리
금방망이 군락
풀섶에 간혹 보이는 여우콩이 꽃을 피우고 있다.
풀솜나물
만나기 쉽지 않은 곽향으로 봐야 할까... 개곽향이나 덩굴곽향과는 달리 잎모양이 비교적 둥글고 전체에 긴 털이 많다.
포잎이 크고 잎을 닮은 것을 보면 산들깨에 가까워 보이는 풀을 만난다. 다만 키가 아주 작은데 그렇다면 이것은 제주도 일대에 자생한다는 섬쥐깨풀일까. (섬쥐깨풀은 산들깨의 변종으로 기본종에 비해 키가 작고 줄기잎에 긴 흰 털이 밀생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만나는 풀이 궁금증을 더하게 한다. 잎의 길이가 1~2cm 정도로 아주 작은데 톱니가 또렷한 작은 풀. 바람이 많은 이 언덕에적응한 향유나 꽃향유 종류일까. 꽃이라도 피었으면 확인하기 쉬우련만...
쑥부쟁이
서쪽 끝 바다로 이어지는 곳은 급경사를 이룬다.
개여뀌, 도깨비바늘, 바랭이, 강아지풀, 갯강아지풀에 둘러싸여 금불초가 한 송이 꽃을 피웠다.
바람 많은 곳이어선지 도깨비바늘도 왜소하다.
굴업도의 서쪽 끝 해안 풍경. 이 바위를 매바위라고 부르는 듯하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거세게 부는 바람에 해안 절벽에 부딪치는 파도소리도 요란하다.
엉겅퀴는 대부분 이미 꽃이 지고 열매를 맺은 모습인데, 더러는 꽃을 보이는 것도 있다. 그냥 엉겅퀴라고 보기에는 가시가 또렷해서 가시엉겅퀴가 아닐까 싶다.
해안 절벽에 핀 골등골나물
이게 무엇인고 하니 갯장구채의 뿌리잎이지 싶다.
갯강아지풀은 저렇게 까락이 무성하다.
손가락 두 마디 높이의 키작은 쑥부쟁이
다시 구릉 위로 올라와 남쪽으로 흐르는 구릉을 따라 내려간다.
군락을 이룬 수크령이 바람에 넘실대며 장관을 연출하는 능선.
아무리 이윤에 눈이 멀지라도 CJ 같은 대기업이 이 천혜의 풍광을 포크레인으로 밀어서 골프장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토끼섬, 문갑도가 나란히 보이는 서남쪽 끝의 해안 풍경
멀리 보이는 섬들을 줌인하여 보았다. 가도와 각홀도, 뒤의 큰 섬이 선갑도가 아닐까 싶은데...
이렇게 개머리 언덕을 돌아본 다음, 되돌아 나와서 마을 뒤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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