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저무는 가을, 꽃빛도 쓸쓸하여라

모산재 2007. 11. 2. 23:04

저무는 가을, 꽃빛도 쓸쓸하여라

2007. 10. 26

 

 

교정 건물 벽을 타고 오른 담쟁이가 화려한 선홍빛으로 물들었다. 

 

 

 

오늘은 제천 어느 사과농장 사과 따는 일 도우러 가기로 한 날...

 

일과를 마친 늦은 오후,

출발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아차산공원을 다녀오기로 한다.

 

계절도 잊은 듯 금사매(망종화) 몇 송이가 등잔처럼 환하게 피었다. 

 

 

 

마른 풀 위에 앉은 부전나비의 뜯긴 날개에

쓸쓸한 저녁 햇살 몇 가닥이 걸렸다.

 

 

 

서늘한 대기 속 키낮은 쑥부쟁이 꽃빛도 덩달아 서늘하다.

 

 

 

 

봄으로 착각한 것이지

쉬땅나무도 쌀밥 같이 환한 꽃을 달았다.

 

 

 

쓸쓸한 가을빛을 걷어내려는 듯

원예종 한련화는 원색의 꽃을 환하게 피웠다.

 

 

 

 

애플민트, 페퍼민트, 스피아민트, 파인애플민트, 오데코롱민트... 

언제 보아도 헷갈리기만 하는 허브 식물들이 더러 꽃들을 피우고 있다.

 

오데코롱민트로 보아야 할까...

 

 

 

이것은 애플민트일지...

 

 

 

그리고 흰 무늬를 가진 이 녀석은 또 무엇인가.

파인애플민트일 듯도 하고...

 

 

 

호장근과 같은 속인 감절대, 둥근 잎에 단풍도 들고 열매도 달렸다.

 

 

 

감절대보다 꽃이 훨씬 먼저 진 호장근은 잎은 푸른데 열매는 말라 버린 모습이다.

 

 

 

체꽃은 아직도 서늘한 푸른 빛으로 피고 있다.

 

 

 

 

화려한 단풍이 든 배롱나무 열매

 

 

 

한여름 숲속 풀섶에 피어나는 술패랭이,

늦가을 서리 맞을 때까지 청초한 모습으로 피어날 것이다. 

 

 

 

산국 샛노란 꽃이 등불처럼 담겨질 것 같은데,

깃드는 어둠을 물리치지 못하고 초점까지 흐려진다.

 

 

 

신기하게도 저 푸른 개미취 꽃이 산국보다도 더 환하게 담겼다.

 

 

 

해는 서산너머로 숨고 골짜기는 어두워져 공원을 빠져 나온다.

 

비대칭의 잎을 가진 왕느릅나무가 단풍이 들었다.

플래시를 터뜨리고 잎 모양을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