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 여행 (1) : 여수-거문도, 거문도항 풍경
07. 01. 02~03
새벽같이 서울을 출발해서 아침, 점심 모두 거른 채 달려서 20분 전에야 겨우 여수항에 도착하다. 봄날처럼 화창한 날씨...
여수 여객선 터미널, 오후 1시 20분발 거문도행 여객선
거문도는 여수에서 뱃길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다. 제주도를 제외하면 육지에서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섬이다. 왼쪽 아래에 일부 보이는 추자군도가 더 아래쪽에 있지만 행정구역상 제주도에 속한다.
여수항 출발. 오른쪽 아파트 너머쪽에 오동도가 있다.
돌산대교를 지난다. 오른쪽이 돌산도 방향이다.
아침, 점심 모두 굶은 상태에서 일행들 준비해온 캔맥주로 점심을 대신한다. 화창했던 날씨 어느 사이 해가 구름에 가리고 멀리 보이는 바다 풍경이 흐릿해진다.
1시간 정도 달리다 만난 섬. 이 섬의 점체를 알기 위해 이곳 저곳 검색해보니 이 섬이 고흥 외나로도에 딸린 곡두여라는 이름을 가진 섬이다.
첫번째 들른 섬, 초도 선착장 풍경
그리고 멀리 오른쪽에 보이는 바위섬, 여수 소속인 초도군도의 작은 바위섬일까... 했는데, 검색을 하다보니 완도군 장도 소속으로 이름이 낙타섬이란다. 초도와 장도의 경계에 있는 섬이다.
그리고 10여 분 뒤, 거문도에 가까워졌을 무렵 왼쪽 멀리로 나타나는 섬들. 소삼부도와 대삼부도가 겹쳐진 모습인 듯하다.
그리고 이 섬들을 가리며 서서히 나타나는 거문도의 동도.(거문도는 동도와 서도, 그 사이에 섬의 중심지인 고도, 이렇게 크게 세 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도와 서도 사이의 좁은 물길로 여객선은 들어선다.
동도 전경
서도쪽 어항.
멀리 오른쪽에 배가 들어왔던 물목이 보인다. 붉은 등대가 서도쪽, 흰 등대가 동도쪽이다.
다시 거문항을 향해 배가 떠나며 바라본 물목 입구
멀리 앞쪽으로 최종 목적지 거문항이 보인다. 동도와 서도 사이에 있는 작은 섬 고도에 있는 항인데, 거문도의 가장 번화가가 이곳에 자리잡고 있다.
※ 거문도 안내도
동도에는 귤은 김유(橘隱 金瀏) 선생의 사당이 있는데, 귤은 선생(1814~1884)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로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을 살다가 이곳 거문도로 유배되었다. 후에 귀양에서 풀려나 돌아가던 중 청산도의 풍광에 반해 그곳에 머물며 후학을 양성하다 돌아가셨으며 청산도 청계리에는 그의 유적들이 남아 있다.
실학자로 이름이 높았고, 시에도 뛰어났다. 1885년 영국군이 거문도를 점령하자 이곳을 출입하였던 청나라 제독 정여창이 김유 선생의 문집과 후학들을 만나보고 감탄하여 이곳을 '거문(巨文)'이라고 명명할 것을 조정에 건의하였고 이후 이곳을 거문도라고 불렀다는 일화가 전한다. 청산도 숭모사(崇慕祠)에 배향되었고, 문집으로 <귤은재집>이 전한다.
배에서 본 거문항 전경
멀리 서도로 연결되는 삼호교와 그 너머로 보이는 선바위
맞은편 서도의 덕촌리
작은 섬 고도의 다운타운인 거문리 거문항 풍경
섬에서 제일 먼저 반갑게 맞이하는 건 활짝 핀 꽃들이다. 이곳은 겨울이 아니라 봄과 다름없다.
방가지똥, 유채, 금잔화들이 따스한 노란 꽃을 피웠다.
민박집에 짐을 풀고 나니 4시가 다 되었다. 하필이면 내일 오후에 풍랑 예보가 있어서 배가 뜨지 못해 오전 배로 출항해야 하는 모양이다. 거문도를 돌아볼 시간이 없으니 해지는 시간인 지금에라도 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다.
동도와 사도를 잇는 삼호교라는 다리를 건너 거문도 등대가 있는 수월봉까지 왕복 8km 가까운 거리를 다녀오기로 하고 나선다.
저 멀리 왼쪽에 보이는 산이 수월봉, 오른쪽이 보로봉이다. 그 사이로 보이는 작은 바위봉우리는 선바위.
당겨본 선바위 모습
안노루섬, 밖노루섬
삼호교에서 배가 들어온 방향으로 돌아본 거문항 풍경
유림해수욕장 방향의 해안길
삼호교에서 서도로 건너자마자 보이는 이정표
해안에는 갯국화, 이고들빼기, 털머위, 동백꽃 등 온갖 꽃들이 한겨울 속에 피어 있어 남국의 섬임을 실감케 한다.
유림해수욕장은 밀물 때이어선지 백사장이 물에 잠겨 해수욕장다운 모습을 잃어 버렸다.
저 멀리 동도와 서도 사이로 물길이 열려 있고, 앞으로 고도와 서도를 잇는 삼호교가 보인다.
거문도의 중앙섬인 고도의 남쪽 끝. 멀리 오리섬과 그 뒤로 밖노루섬이 보인다.
오른쪽에는 유람선 선착장이 보인다.
등대가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무넹이(목넘어)'라는 곳을 지나게 된다. 보루봉과 수월봉 사이에 잘록하게 끊긴 듯 가늘게 이어진 목으로 밀물 때면 바닷물이 넘나드는 지형이다.
무넹이에서 올려다 본 수월봉
수월봉이란 이름도 '물수, 넘을 월'의 한자어인 걸로 보아 무넘이라는 이름에서 따온 지명인 듯하다.
수월봉과 선바위
무넹이를 지나자 해가 저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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