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봄 숲은 우거지고 화려하게 다투어 피던 봄꽃들이 거의 사라질 무렵, 아무도 보지 않는 깊은산 골짜기 바위나 돌들이 널려 있는 어두컴컴한 땅에서 물참대꽃은 조용히 눈부시게 하얀 꽃들을 소담스럽게 피워올린다. 매화에 못지 않게 아름다운 꽃이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에서 피니 그 존재가 일반인들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부풀어오르던 꽃봉오리가 터지면 엄지손톱만한 하얀 꽃이 펼쳐진다. 다섯 장의 꽃잎 속에는 왕관이 들어 있는 듯 눈부신 풍경이 펼쳐진다. 끝에 보석 같은 꽃밥을 단 납작한 세모꼴의 수술대 10개가 두세 개로 된 암술을 둘러싸고 활짝 펼쳐진 모습은 여왕이 쓴 화려한 왕관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종모양의 열매는 가을에 익는데 그 속엔 무수히 많은 작은 씨앗들이 들어 있다. 댕강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