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함박눈 속 산수유, 매화꽃 피는 지리산자락

모산재 2007. 3. 14. 01:10

 

가족 모임이 있는 날이라 집을 나선다. 어머니 생신을 맞아 주말 연휴 기간에 만나기로 한 것이다. 서울과 경남으로 주거지가 양분된 30여 명에 가까운 대가족이 만나기로 한 곳은 지리산 골짜기 산동마을의 한 숙소이다.

 



가족 모임을 다녀오는 길에서 만난 생명들을 담아 보았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만난 산수유 꽃 

 

 

 

 


4시가 넘어 지리산 아래 산동마을에 도착하니 날씨가 궂다. 구름 속으로 해는 숨어 들고 빗방울이 살짝 비치며 차가운 바람까지 불어 을씨년스럽다.

 

골짜기 가득 산수유꽃들이 흐드러진 마을은 산수유꽃 축제 중인데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환한 표정의 꽃을 담아본다.

 


 

 


앞뜰, 묵은 줄기 아래에서 자란 푸른 이 풀은 무엇인가.

 

 

 


몇몇이 시장을 보러 가는 사이, 잠시 짬을 내어 뒷산 산보를 즐긴다. 산 언덕에서 내려다 본 풍경, 하늘이 얼마나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지...

 


 

 


산과 밭의 언덕배기에는 광대나물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매화꽃도 제법 활짝 피었다. 그러나 매서운 꽃샘추위에 꽃잎과 꽃술이 얼어 보기에도 안쓰럽다.

 

 

 


어둑어둑한 하늘을 배경으로 환하게 핀 산수유 꽃

 

 

 

 


주목에도 수꽃이 피었다.

 

 


 

묏등 잔디밭에는 뜻밖에 솜방망이꽃이 피고 있다. 하나밖에 보이지 않는데...

 

 

 


꽃다지도 제법 환하지 않은가.

 

 

 


숙소 뒤 언덕에 조성해 놓은 꽃밭에는 꽃잔디(지면패랭이꽃) 꽃이 몇 송이 피었고

 

 

 


서향도 곧 꽃을 피울 듯이 꽃망울이 부풀고 있다.

 

 

 


할미꽃도 혹은 꽃망울이, 혹은 꽃봉오리가 고개를 내밀고, 그리고 몇 송이는 피고 있는 중이다.

 

 

 


한쪽엔 봄맞이꽃이 개화를 준비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꽃샘추위가  버거운 모습이다.

 

 

 


자고 난 아침은 햇살이 눈부시다. 음주가무로 가족들과 놀다보니 4시가 넘은 새벽에야 잠이 들고 눈을 뜨니 8시다. 힘들지만 고양이 세수를 하고 혼자 뒷산으로 향한다. 약수터까지 가 보기로 한다.

 


아침 햇살을 받아 터질 듯이 화사한 매화 꽃봉오리

 

 

 

 

 

 

그리고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샛노란 물감을 풀어 놓는 산수유꽃.

 

 

 


장대나물이 군데군데 푸른 잎사귀를 내밀고

 

 

 


산수유나무 밭의 나른한 봄빛, 그러나...  

 

 

 

 

꽃샘추위에 골짜기 개울에는 고드름이 달렸다.

 

 

 


금창초이겠지, 언제 꽃이 피려나.

 

 

 


그리고 이 어린풀은 벌깨덩굴일까, 아니면 둥근배암차즈기일까...?

 

 



한참 세월이 흐른 뒤에야 자주광대나물이란 것을 떠올린다. 실물을 처음 만난 탓이다.

 

 


대나무밭 아래 샘물이... 음양샘'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개암나무의 암꽃과 수꽃

 

 

 

 


난초가 아주 흔하다. 그런데 꽃샘추위가 너무 매운 탓인지 꽃이 봉오리인 채로 얼어버린 모습이다.

 

 

 


내려오는 길, 다시 산수유 꽃밭 풍경

 

 

 

 

 


그리고 광대나물

 

 

 


이것은 패랭이우산이끼나 조개우산이끼일듯...

 

 

 


저 멀리 지리산의 한 봉우리, 상고대 꽃이 하얗게 핀 산 꼭대기를 당겨서 담아 본다.

 

 

 

 


섬진강변을 드라이브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한다.

 

섬진강을 향하는데, 아침에 맑던 날씨가 갑자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며 바람까지 분다. 화개에서 은어회에 참게탕으로 점심을 먹는 사이 눈발은 더욱 짙어지고 바람은 더욱 거세어진다.

 


  

 


눈보라가 치는 것이 아니라 매화 꽃잎이 흩날리는 것인 양 착각이 들 정도다. 

 

 

 

 

 


냉이꽃

 

 


 


평사리공원 앞 섬진강 풍경, 노출이 맞지 않아 백사장이 눈밭처럼 되어 버렸군.

 

바람이 너무 차고 거세어 가족 기념 사진을 찍고서는 모두 왔던 곳을 되돌아간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덕유산 부근을 지나면서 거세게 밀려오는 눈보라...

 


 

 


눈이 날리는 꽃샘추위 속 산수유꽃의 온기와 매화꽃의 향기를 마음껏 느끼고 온 주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