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꽃이 피었네, 진달래 이야기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분홍 참꽃, 언제 봐도 설렌다. 얼어붙은 산골짜기에 봄바람이 들기 시작하면 성긴 가지 끝에 성냥개비 머리 같던 작은 꽃눈이 분홍 꽃봉오리로 부풀어오르고 마침내 다섯 갈래의 환한 꽃으로 피어난다. 어린 시절 산에 오른 아이들은 꽃을 따서 먹기도 하고 긴 암술을 떼어내어 걸고 당기며 누구 암술이 더 강하나 놀이를 하기도 하였다. 꽃을 먹을 수 있고 약에도 쓸 수 있어서 진달래꽃은 '참꽃'이라 불린다.
진달래는 한반도에 주로 분포하며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이 그러한 것처럼 민족 정서를 대표하는 꽃이기도 하다. 만주, 중국 대륙 동부, 몽골, 연해주 일대에도 분포한다. 함경북도에서는 '천지꽃'이라고 한다. '두견화(杜鵑花)'라 불리기도 하는데, 옛날 억울하게 죽은 촉나라 임금 두우(杜宇)의 넋이 두견이(子規)가 되어 피를 토하며 울었고 진달래는 그 토한 피가 피어난 꽃이라는 전설이 전해진다. 꽃말은 '절제'.
민둥산이나 불이 난 메마른 산지, 볕이 드는 소나무숲 같이 토양이 척박하고 산성을 띠는 곳에서 잘 자란다. 지구온난화로 참나무 숲이 늘어나며 자생지가 줄어들고 있다.
2025. 03. 28. 서울
● 진달래 Rhododendron mucronulatum | Korean rhododendron. Korean rosebay ↘ 목련강 진달래목 진달래과 진달래속 관목
높이 2 ~ 3m. 줄기는 연한 갈색으로 비늘조각이 존재한다. 굵은 뿌리를 뻗는다. 잎은 어긋나기하며 긴타원상이고 점첨두, 예형이며 길이와 폭이 각 4~7㎝ × 1.5~2.5㎝로 톱니가 없으며, 표면에 비늘조각이 약간 있고, 뒷면에 비늘조각이 밀생하며 털이 발달하였고, 잎자루 길이는 6~10mm이다.
꽃은 3월 말 ~ 4월 말 개화하며 잎보다 먼저 피고, 꽃부리는 벌어진 깔때기모양이고 지름이 3~4.5cm로 보랏빛의 붉은색 또는 연한 붉은색이고, 겉에 잔털이 있다. 열매는 삭과로 원통형이고 길이 2cm로 11월에 성숙한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 일본에는 진달래가 자생지가 없다고 하며 한반도에서 건너온 귀화종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중국 동북부와 몽골, 러시아 등지 지역에서도 볼 수 있으나 소수 분포하며, 이쪽 지역에서는 상록성으로 내한성이 훨씬 강한 산진달래 (Rhododendron dauricum) 가 더 많이 분포한다.
○ 많은 변종과 품종, 유사종이 있다. 흰 꽃이 피는 흰진달래(for. albiflorum), 고산지대에 자생하며 작은가지와 잎에 털이 있는 털진달래(var. ciliatum), 잎이 더 넓고 넓은 타원형 또는 원형에 가까운 왕진달래(var. latifolium), 바닷가 근처에서 자라는 것 중에서 잎에 윤기가 있고 양면에 사마귀 같은 돌기가 있는 반들진달래(var. lucidum), 열매가 더 가늘고 긴 한라산진달래(var. taquetii), 한라산 정상 부근에서 자라고 키와 꽃이 작으며 5개의 수술이 있는 제주진달래(var. chejuense), 북부지방과 제주도에 자생하며 꽃이 진달래와 닮았으나 상록수인 산진달래(Rhododendron dauricum)등이 있다.
○ 산철쭉은 진달래보다 꽃이 크고 꽃부리 윗부분에 자주색 반점이 뚜렷하며 꽃 속에 끈끈한 점액이 있는 점도 다르다. 산철쭉 꽃은 진달래와 달리 독성이 강해 먹을 수가 없어서 '개꽃'이라 부른다. '수달래'라고도 하고 '연달래'라고도 한다. 영명은 Korean azalea. 진달래는 잎이 나기 전 3~4월에 피고, 산철쭉은 잎이 자라나면서 4~5월에 피는 점으로도 구별된다.
○ 현행 국화인 무궁화는 우리나라 고유종이 아닌 중국 남동부 원산의 외래종인 점으로 한국적 보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으며 한국인의 보편적 정서에 부응하는 새로운 국화 후보로 진달래가 종종 언급되기도 한다. 한반도 어디에나 널리 자생하고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꽃이라는 점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진달래는 일부에서 북한의 국화로 오해받기도 하였지만, 북한의 국화는 '목란'(함박꽃나무)이며 북한에서 진달래가 북한의 국화로 지정된 적은 없다. 진달래는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주화이자 연길시의 시화이기도 하다.
○ 진달래꽃은 '참꽃'이라 하여 꽃잎을 따서 먹기도 하는데, 단맛과 함께 새콤하고 다소 씁쓸한 맛이 난다. 수술과 암술은 미량의 독이 있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화전을 부칠 때는 살짝 익혀야 쌉쌀하고 상큼한 제맛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진달래 술은 '두견주'라고 해서 향이 좋고 맛있다. 진달래꽃이 만발한 3월 삼짇날 부녀자들이 진달래로 전을 부쳐 먹고 노래하고 보내던 화전(花煎)놀이가 있다. 화전을 먹으면 한 해 동안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고 믿었다. 화채나 비빔밥, 샐러드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진달래술은 담근 지 100일이 지나야 제대로 익어서 맛이 난다고 하여 '100일주'라고도 한다. 충남 당진 면천의 두견주(진달래술)는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 한방에서는 '두견화' 또는 '만산홍'이라 하여 꽃을 약으로 쓰는데, 혈액 순환을 활발하게 하여 기침·고혈압·월경 불순, 혈압강하제, 어혈, 토혈 등을 치료하는 약재로 쓴다. 민간에서는 천식을 다스리는 데 꽃잎을 꿀에 재어 먹기도 한다.
○ 단원 신윤복은 진달래꽃을 주요 소재로 삼은 풍속화를 여러 점 남기고 있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주가(酒家) 정원에 진달래꽃이 피어 있기도 하고, 청명절 답청놀이 가는 길가 바위에도 진달래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봄날 청춘들의 설레는 마음들을 잘 표현하고 있다.
주가(酒家) 정원에 핀 진달래꽃
- 주사거배(酒肆擧盃) <혜원풍속도첩(蕙園風俗圖帖)>,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 소장
청명절 답청 가는 산길 암벽에 핀 진달래꽃
- 연소답청(年少踏靑) <혜원풍속도첩(蕙園風俗圖帖)>,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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