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여행

동티베트(16) 퉁런 우툰스 사원, 아름답고 장엄한 천수관음상과 미륵불상

모산재 2014. 10. 23. 12:13

 

● 2014년 7월 30일 수요일, 퉁런 우툰스(吾屯下寺)

 

 

 

 

우툰스(吾屯下寺)에 도착하자 빗방울은 조금 더 굵어진다. 

 

 

 

아직 우리 나라에선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사원, 우툰스!

 

 

이 사원은 황난티베트족자치주 퉁런(롱우진)에서 7km쯤 북쪽으로 떨어진 시골마을 우툰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우툰스는 10분쯤 거리를 두고 상, 하로 나뉘어져 있는데, 우리가 도착한 곳은 하우툰스. 하우툰스는 탕카, 퇴수, 조각 등 티베트 불교 예술의 정수로 알려진 '러궁예술(热贡艺术)'의 발상지로 유명한 곳이다. '러궁(热贡)'은 티베트어로 '금빛 골짜기(金色谷地)'를 뜻하는말로 퉁런현 롱우허(隆务河) 언덕을 가리키는 말이니 퉁런의 원래 이름인 티베트 말이다.

 

 

우툰스 사원은 니안도후스(年都乎寺), 가샤르스(尕沙日寺), 궈마르스(郭麻日寺),보안향(保安乡)의 와커스(卧科寺) 등을 아울러 '롱우스차이쯔스(隆务四寨子寺)'라 부른다고 한다. 

 

 

 

 

주차장에 내리자 먼저 눈에 띈 것은 일렬로 늘어선 백탑과 화려한 두 기의 초르텐!

 

 

백탑은 윗마당 3기와 아랫마당 5기 등 모두 8기인데, '해탈팔존불탑(解脱八尊佛塔)'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우툰 마을 사람이 출연하여 세운 것이라 한다.

 

 

해탈팔존불탑

 

 

이 탑은 석가모니불의 팔상성도(八相成道)를 기념하기 위해, 열반 후 사리를 여덟으로 나눠 8대성지에 장례를 지내고 8대불탑을 건립한 것을 기념해서 세운 것이라 한다.

 

 

팔상성도의 내용은 우리 나라의 것과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인도에서는 일찌기 성립된 4대사건(出生 ∙ 成道 ∙ 轉法輪 ∙ 入涅槃)에 사위성(舎衛城)의 대신변(大神變), 샹카시아(僧伽奢)의 도리천 설법 후 강하, 왕사성(王舍城)의 취상항복(酔象降伏), 폐사리의 원숭이의 봉밀(奉蜜) 등 4대 사건을 더한다. 각 성적(聖跡)에는 탑이 세워졌는데 이를 8대영탑(八大靈塔)이라 하고 성지 순례가 행해졌다. 참고로 8대영탑은 다음과 같다.

1. 취련탑(聚蓮塔)-석가모니가 룸비니에서 태어났을 때 일곱 걸음를 걸을 때 매 걸음마다 떠오르는 연꽃을 밟고 지난 것을 기념하여 정반왕(淨飯王 : 석가의 아버지) 등이 세운 불타탄생탑
2. 복마탑(伏魔塔=菩提塔)-보리수하에서 깨달음을 얻고 성불한 것을 기념하여 죽림정사를 바친 빈파사라왕(頻婆娑羅王)이 세운 탑
3. 법륜탑(法輪塔=吉祥塔)-녹야원 바라나시에서의 초전법륜과 5비구에게 사성체 법의를 강한 것을 기념하여 5비구가 세운 탑
4. 신변탑(神變塔)-사위성 기원정사에서 신통력을 발휘하여 외도(外道)를 물리친 것을 기념하여 비사리국 리차비족(離遮毗族)이 세운 탑
5. 천강탑(天降塔=降凡塔)-석가모니가 도솔천에 올라 마야부인을 위해 설법한 뒤 가사성(迦師城)에 강림하였을 때 가사성 사람들이 세운 탑
6.  화합탑(和合塔)-데바닷타(提婆達:석가의 사촌이자 아난의 친형)가 종파를 세워 분열로 이끌자 사리불(舍利弗)과 목건련(目犍連) 양대제자가 승단 화해를 하도록 하였고 기타(衹陀:기원정사에 숲을 내준 코살라국 태자) 등 마갈타 제자가 세운 탑이다.
7. 존승탑(尊勝塔)-비사리국 광엄성(廣嚴城)에 갔을 때 죽림촌에서 최후의 안거를 보낼 때 3개월 후 자신의 죽음을 예고했는데 광엄성 사람들이 세운 탑
8. 열반탑(涅槃塔)-80세에 구시나성에서 열반할 때 力士人이 세운 탑

 

 

 

 

 

해탈팔존불탑 안쪽으로는 화려한 불상으로 장식된 초르텐과 눈부신 금탑이 나란히 서 있다.

 

 

왼쪽 불탑의 이름은 시륜해탈탑(时轮解脱塔). 원래 이름은 '길상시륜상응동년청춘탑(吉祥时轮相应童年青春塔)', 참 긴 이름이다.

 

 

 

 

 

이 탑은 2004년에 세웠는데, 우툰촌이 티베트인 자시(扎西) 일가가 100만 위안을 출자하여 세운 것이라 한다.

 

 

높이는 약 20m. 탑 꼭대기에는 주존으로 시륜금강상과 '肉旦知合阔罗像'을 모시고 있다는데, '肉旦知合阔罗'가 누군지 통 알 수 없다.

 

 

시륜해탈탑

 

 

'시륜(时轮)'은 '시간의 수레바퀴'를 가리키는 말로 힌두어 '칼라 차크라'라는 말에서 온 것이다. 시륜금강은 생성과 변화, 일체의 쾌락을 초월한 부처로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의 바퀴, 곧 윤회를 끊어버리는 지혜의 부처를 나타낸다. 시륜금강은 공성(空性)과 자비를 지닌 티베트불교 밀법에서 무상유가부의 5대본존의 하나로 문수보살의 화신이라고 여겨진다.

 

 

 

저 찬란한 금탑은 '가단불탑(尕旦佛塔)'이라는데...

 

 

 

 

 

'가단'은 '구희흥왕(具喜兴旺)'을 뜻하는 말로, 티베트불교에서 흔히 접하는 '간단', '갈단'. '거단' 등과 의미가 같은 말의 다른 표기인 듯하다. 통속적으로 '희족(喜足)' 또는 '희락(喜樂)을 뜻하는 말인데, 원래 미륵보살이 수행하는 정토인 도솔천(兜率天)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래서 도솔천을 지족천(知足天) ·묘족천(妙足天) ·희족천(喜足天), 또는 희락천(喜樂天) 등으로 번역한다.

 

도솔천 내원(內院)은 장차 부처가 될 보살이 사는 곳으로, 석가모니도 이곳에 머물다 현세에 태어났고 미륵보살도 이곳에서 인간이 사는 세상인 남섬부주(南贍部洲)에 하생(下生)하여 성불할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정토 신앙도 이와 관련이 있다.

 

내부를 들여다볼 수는 없었지만 아마도 이 탑은 미륵불을 모신 곳으로 보인다. 우툰스에 대한 안내문에는 청나라 때 단향목(檀香木)으로 조각한 미륵불상이라는 주요 문물을 언급하는 것으로 보아 이 불상을 금빛 찬란한 이 불탑에 모신 것이 아닐까 싶다. 새로 만든 거대한 미륵불은 미륵불전에 모시고...

 

 

시륜해탈탑에 올라서 바라본 우툰스 전경...

 

 

 

 

 

미륵불을 모신 것으로 추정되는 금탑의 상륜부

 

 

 

 

 

탕카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불상과 도안으로 장식된 건축물, 과연 티베트 불교 예술의 발상지란 말이 허언이 아니다.

 

 

 

 

 

비가 내리는 탓일까. 사원을 두르는 마니차 장랑에는 코라를 도는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곳이 너무 외진 시골이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른다.  아직은 우툰스가 알려진 곳이 아니니 관광객도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게다가 시시로 이곳은 중국 공안들이 나서서 외국인 여행자들을 통제한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하는 곳이다. 샤허처럼 티베트인들의 저항이 종종 일어나는 곳이다.

 

 

 

 

 

우툰스 사원은 1385년에 건립되었다고 한다.

 

이곳에 주둔하던 티베트군이 샤카파(萨迦派)를 위해 작은 절을 세워 이름을 '마궁냥와(玛贡娘哇)'라 하였는데 그 뜻은 '오래된 절(古老的母寺)'이라고 한다. 명나라 시기,제1세 샤르창(夏日仓) 가단가쵸(噶丹嘉措)의 경사(经师) 둥커둬지가쵸(东科多吉嘉措)가 한 차례 확장하려 할 때 겔룩파로 개종하였다.

 

1958년 이후 문화대혁명으로 하우툰스 승사 대부분 훼손되었는데, 1981년 개방되고 전각이 정비 보수되고 승사가 재건되었다. 현 주요건물은 1703년에 세운 석가모니전, 대경당, 미륵전 등이다. 그 중 대경당 조각공예의 독특하고 정교한 아름다움에 사람들의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상하 우툰스, 니안도후스(年都乎寺), 궈마르스(郭玛日寺), 가샤르스(尕沙日寺) 등 부근 사원들은 그 예술전통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다. 회화, 조각에 뛰어난 승려 화가가 현재 20여 명이 있다. 

 

우툰스의 현재 사주(寺主)는 퉁런현 출신의 샤르창(夏日仓)활불이다. 1991년 출가하였고 퉁런현 정협(政协) 부주석, 청해성 인대대표, 청해성 불교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사원 정문,

 

현판에는 당연 사원 이름이 적혀 있을 터인데, 티베트어는 읽을 수 없고 한어로 '桑雄格丹彭措曲林'이라 적혀 있다. 무슨 뜻일까... 자료를 찾아보다 우툰스의 티베트 이름이 '噶丹彭措曲林'이라며 그 뜻은 '善园满法洲'이란다. '가단펀쵸취링'이라는 이름에 그 뜻은 '선원에 불법으로 가득한 땅'.

 

 

 

 

 

정문을 들어서면 정면에 나란히 대경당과 총카파전이 보인다. 

 

 

 

 

 

대경당은 1706년에 지은 것을 1981년에 중수한 것이다.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다시 담장을 두르고 구분된 공간 안에 천수관음전과 미륵전, 석가모니전이 자리잡고 있다.

 

 

 

 

 

불전은 개방해 놓지 않고 여행객 단위로 스님이 안내하여 불을 켜서 잠시 돌아보게 하고 문을 닫는 방식이다.

 

 

 

스님이 나와 가장 먼저 안내한 곳은 천수관음전의 천수관음!

 

여행 시작 후 밀라레바 불각에서 불상을 구경하긴 했지만 라부렁스나 랑무스 사원에서는 내부를 거의 볼 수 없었던 탓으로 티베트 사원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아쉬움이 가득했는데, 경모 씨가 그토록 대단하다고 자랑해왔던 천수관음을 보게 된다니 괜스레 설레는 마음이 된다.

 

 

천수관음전(千手观音殿)은 2002년에 화사(画师) 자시동지(扎西东知)와 자시찬쵸(扎西尖措) 형제가 설계했으며 우툰하장마을과 신도들 자금을 모아서 2005년에 세웠다고 한다.

 

 

 

 

 

천수관음전 입구의 화려한 도상들

 

 

 

 

 

관음전으로 들어서는 순간 숨이 멎을 듯한 감동에 빠져들었다.

 

 

 

 

 

거대한 관음상은 장엄하고 화려하고 섬세했다. 천수관음이 정말로 '1000손'으로 조각되어 있다.

 

 

살아 있는 듯한 손가락...

 

 

 

 

 

거대한 불상은 현재 러궁예술가들의 빼어난 솜씨를 증명하는 듯하다. 신체의 모든 부분을 일일히 진흙을 빚어 붙이고 완성한 다음 도금을 하여 탄생시킨 불상. 이처럼 장엄하면서도 아름다운 불상이 또 있을까 싶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미륵전.

 

 

입구에는 '桑雄堤三扎西曲林'이란 현판이 걸려 있다.

 

'자시취린(扎西曲林)'은 티베트어로 '광영스런 불법의 땅(>光荣的佛法之地) 또는 '길상법림(吉祥法林)'을 뜻하는다고 하는데, 샹숭디산(桑雄堤三)'은 무슨 뜻일까...

 

 

 

 

 

미륵전은 1706년에 처음 세워졌는데, 1982년에 화사(画师) 아크챤쵸(阿克尖措) 주지가 미륵불상을 다시 조성하였다고 한다.

 

천수관음에 크게 감동하였는데, 미륵불 또한 장엄하고 아름다웠다.

 

 

 

 

 

하 우툰스에서 천수관음상과 미륵불상을 만난 것만으로도 그간에 티베트 사원에 대한 불만감은 모두 상쇄되는 듯 마음이 뿌듯해졌다. 러궁예술의 진수를 맛보는 희열이었다. 몰론 러궁예술의 진수는 탕카에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탕카의 섬세함이 거대한 불상에서도 충분히 구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륵전을 본 다음에야 대경당을 돌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본당인 대경당은 여성은 들어갈 수 없다고 막는다. 본당 여성 출입 금지 기간이 7.15~8.1(티베트력)이라는데 바로 그 기간이란다. 나중에 다른 자료를 보니 매년 농력(农历) 6월16일부터 8월 1일까지 우툰하사에서는 승인회가 '夏座修心(아마도 우리의 '하안거'에 해당하는 듯)'을 거행하는데 이 시기에 부녀의 사원 진입을 거절한다고 되어 있다. 그나마 본당 출입만 막는 것만으로도 천만 다행인 듯 싶다.

 

 

우툰하사의 본당인 대경당

 

 

 

 

 

대경당 내부에는 눈을 끌 만한 불상은 없어서 다소 실망스러웠다. 불상이 놓일 만한 자리에는 젊은 시절 달라이라마로 보이는 사진이 놓여 있을 뿐...

 

스님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여성의 출입을 막은 것일까...?

 

 

 

 

 

대경당에는 정교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조각공예와 탕카, 그리고 자수 작품인 퇴수(堆绣) 등 많은 예술품이 보관되고 있다.

 

 

 

 

 

그리고 겔룩파를 창시한 총카파를 모신 총카파전.

 

이 전각은 1988년 상거자전(桑格扎殿) 유지에 세웠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상거자전'이 무슨 전각이었는지...

 

 

 

 

 

내부에는 거대한 총카파상, 그리고 사도 게춥(겔짭) 린포체와 케드룹 린포체로 보이는 조상이 모셔져 있다.

 

 

 

 

 

관음전 바로 안쪽에 있는 전각, 마지막으로 본 것이 석가모니불인지 아미타불인지 모르겠다.

 

 

 

 

 

보관을 쓴 석가모니를 본 적은 없는데...

 

 

 

 

우툰스 관련 글에 "인도로부터 들여온 5과의 석가모니불 사리를 석가모니불상 내에 모시고 있다."는 구절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부처님이 석가모니불 아닐까 싶기도 하다. 우툰스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거의 없어 확인할 수가 없으니 답답하고 안타깝다.

 

 

 

갑자기 저음의 나팔소리가 들려 보니, 대경당 위에서 승려들이 모여 있다. 공양 시간을 알리는 것인지...

 

 

 

 

 

 

불전을 다 돌아본 다음에는 법당 맞은편 행낭채에 자리잡은 탕카 제작소와 부근에 있는 러궁화원(热贡畵院)에 들러 티베트 불교예술이 정수라 할 탕카를 구경한 다음 저녁 6시 무렵 롱우진(隆务镇)의 호텔에 도착하였다.

 

 

숙소는 러궁빈관(热贡宾馆).

 

 

 

 

 

룸으로 들어가니 흐릿한 창문 너머로 멀리 롱우스(隆務寺) 사원이 보인다. 규모가 크다. 1301면에 건립된 이 사원은 퉁런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사원이라는데 이렇게 멀리 바라만 보고 가는 것이 아쉽다.

 

 

퉁런 중심지는 룽우진(隆务镇), 청장고원(青藏高原)과 황토고원이 만나는 지역으로 북쪽 황하로 흘러가는 룽우허(隆务河) 골짜기에 자리잡고 있다. 인구 7만으로 티베트족이 72%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곳도 샤허처럼 중국이 티베트 탄압에 대한 분신 시위가 빈발하고 중국 공안들의 감시와 통제가 많은 곳이라 한다.

 

 

7시, 호텔에서 저녁 식사. 고량주를 마시며 오래 이야기를 나눈다. 그 동안 함께 여행하면서도 서로 인사도 변변히 못 나눈 처지라 예주님이 함께하는 자리를 가지자는 제안을 한다. 호텔 앞 가게에서 맥주를 사와 11시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잠자리에 들었다.

 

 

 

 

 

※ 퉁런 우툰스사원 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