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여행

동티베트(15) 샤허에서 퉁런 우툰스 사원으로 가는 길

모산재 2014. 10. 20. 20:36

 

● 2014년 7월 30일 수요일, 샤허에서 퉁런으로

 

 

라부렁스에서 하룻밤을 보내고서 고산병을 앓던 사람들이 모두 많이 호전되었다. 영주 샘만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감기가 낫지 않은 정도...

 

감숙성 라부렁스를 떠나 청해성 황난 티베트족자치주 퉁런(同仁) 우툰스(吾屯寺)로 향한다. 우툰스는 탕카로 유명한 티베트 사원이다. 샤허의 서쪽, 상커초원 쪽으로 가다 퉁런으로 가는 지름길이 있는데 도로가 막혀 린샤로 돌아가야 한다고 한다. 세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여섯 시간 이상 가야 한단다.

 

 

 

6시에 일어나 7시에 아침 식사를 한 다음 8시 20분쯤에 라부렁스를 떠난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윈드자켓을 옷장 속에 놔두고 나왔던 모양이다. 그 속에 아파트 키와 카메라 메모리 카드 하나도 넣어둔 사실도 모르고...

 

 

다샤허강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가 한창 건설 중이다.

 

 

 

 

 

더어룽스를 네 번째로 바라보며 삼거리에서 화장실을 잠시 들렀다 북동쪽인 린샤를 햘해 달린다.

 

 

 

9시 50분경, 린샤 서쪽 현정부청사 앞을 지나 S310 감숙성 성도로 접어든다.  

 

 

후이족 자치주답게 후이족 양식의 민가와 청진사들이 즐비하다. 양주허 강뚝을 따라 길게 늘어선 이 건물은 무엇일까...

 

 

 

 

 

다샤허의 지류는 양주하(杨酒河)인데, 지도의 영문 표기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YANG ALCOHOL RIVER'. 굳이 '알콜'이란 영어를 쓰는 데는 뭔가 곡절이 있을 듯...

 

그런데, 이 글을 쓰면서 그에 대한 재미 있는 비밀을 알게 되었다.

 

방금 지나온 린샤 현 삼거리 가까운 곳에 바로 오산지황주청(五山池黄酒厂)이 있는데, 황주는 차조·쌀·수수 등을 주원료로 하여 만든 누런 색깔의 알콜 도수가 낮은 술로 중국에서는 꽤 유명한 술이라고 한다. 그런데 바로 그 술의 상표가 되는 오산지(五山池)라는 호수가 우리가 곧 청해성으로 넘어가게 될 고개의 정상 부근에 있는 빙적호라 한다. 그 산으로부터 발원된 물 이름이 양'알콜'강이 된 모양이다.

 

바로 이것이 오산지 황주인데, 동충하초 황주 등 다양한 상품이 있다. 이런 술이 있는 것을 당시에 알았더라면 마셔보았을 것을... 아쉬움이 크다.

 

 

 

 

 

농사를 짓는 후이족, 도로 곳곳에서 농민들이 보리 타작을 하고 있는데 예전 우리 시골 풍경을 보는 듯하다.

 

 

 

 

 

10시 10분쯤 강가(康家)마을 지나고 넓은 구릉의 평원이 열린다.

 

 

 

 

 

10시 16분 삼태촌(三台村)을 지나면서부터는 양주하(杨酒河) 상류 좁은 골짜기를 거슬러 오른다.

 

계단처럼 다듬어진 경작지는 이미 꽃이 져버린 유채와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 감자, 그리고 옥수수와 보리가 차지하고 있다.

 

 

 

 

 

갑자기 고도를 높이며 산길로 접어든다. 아마도 청해성으로 들넘어가는 고갯길로 진입하는 듯하다. 

 

 

도로 확장 공사를 하느라 산허리가 잘라지고 흙더미가 무너져내려 살풍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몇 굽이 험한 고갯길을 넘어가다 전신주를 세우고 있는 공사 현장에 길이 막힌다. 

 

 

 

 

 

길이 트일 때까지 한낮의 땡볕 속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주변의 야생 꽃들을 관찰하기로 한다. 험한 고갯길 절개지라 관찰이 그리 쉽지 않다.

 

 

나비나물

 

 

 

호바늘꽃(毛脉柳叶菜) / Epilobium amurense

 

 

 

● 강장형개(康藏荆芥), 또는 야곽향(野藿香) / Nepeta prattii

 

'가짜 취나물'이라는 뜻의 가소(假蘇)라고도 불리는 꿀풀과의 한해살이풀이다.

 

 

 

● 분포국(粉苞菊) / Chondrilla piptocoma일까?

 

 

 

 

고개가 끝나고 내리막길인가 했는데, 넓고 완만한 양주하(杨酒河) 상류의 골짜기가 한참 이어진다.  

 

 

 

 

 

그리고 뜻밖에도 다시 더 높은 산을 향해 가파른 고갯길이 기다리고 있다.

 

 

 

 

 

중국 대륙을 실감하는 엄청난 고갯길...

 

 

 

 

 

11시 20분 다리지아산 고갯마루에 올라 올라온 굽잇길을 조망한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이 산의 이름은 다리지아산(大力加山, 또는 达里加山). 

 

감숙성 린샤 샤허현과 청해성 순화현 사이에 위치한 다리지아산은 치롄산맥(祁连山脉)지맥으로 태자산(太子山)과 이어지고 있다. 티베트어로 '고산(高山)' 또는 ‘신산(神山)’을 뜻한다. 해발 4000m, 최고봉은 4635m. 

 

 

구글 지도에서는 다리지아산은 찾을 수 없고, 동쪽 산을 우타이산(五台山)이라 표기하고 있는데 산에 대한 정보는 확인되지 않는다. 

 

 

 

 

 

청해성으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는 타르촉이 휘날리고 있다.

 

 

 

 

 

다리지아산 산상에는 빙천 유적이 많은데, 해발 4250m 지점에 오산지(五山池)라는 빙적호가 있다고 한다. 티베트어로는 '다리가쵸(达里加措)'라 부르는데 '뭇산의 왕인 호수(众山之王的湖)'라는 뜻이라 한다. 직경 500m의 원형 호수 주위로 5봉이 솟아 오산지라 부르는데, 앞에서 린샤를 지나올 때 양알콜강(杨酒河)이 바로 이곳에서 발원한 것으로 중국의 유명한 황주 브랜드가 된 것이다.

 

오산지가 어디쯤 있는지는 지도 검색에서도 확인되지 않는데, 다음의 이미지를 겨우 구할 수 있었다. 

 

 

 

출처 : http://blog.sina.com.cn/s/blog_7c001660010159vg.html

 

 

 

 

 

청해성 쉰화(循化)현으로 내려서는 길도 올라왔던 길만큼 험하다. 이제 도로는  청해성 성도 S202.

 

 

 

 

 

가파른 고개에서 평전으로 내려서자  천막에는 둥근 모자를 쓴 후이족들이 모여서 잔치를 벌이고 있다. 라마단이 끝나고 마지막 3일째 축일을 즐기는 모양이다.

 

한쪽에 승용차가 여러 대 주차해 있는 걸 보면,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대단하다는 걸 실감한다.

 

 

 

 

 

험한 산, 터널 공사를 하고 있다.

 

 

 

 

 

이제 청해성 하이동(海东)시 쉰화 사라족(撒拉族)자치현으로 들어섰다. 

 

사라족은 13세기경 사마르칸트에서 이주하여 왔다고 하며 이슬람교를 믿는다. 알타이어족의 투르크어족에 속하나 대부분이 중국어를 사용하고 일부는 티베트어를 쓴다. 윗도리 위에 검은색 조끼를 입으며, 여자는 머리에 보자기를 쓰는데 남자는 검은색이나 흰색의 둥근 모자를 쓴다. 농업을 하며 초가집에서 산다.

 

 

지도를 보니, 멀리 건너편 오아시스 숲속에 자리잡은 마을은 비롱촌(比隆村).

 

 

 

 

 

12시 15분 바이좡(白庄) 마을에서 잠시 쉬어간다.

 

 

처음 본 낙타쑥(酪駝蓬)이라는 풀꽃. Peganum harmala

 

 

 

 

 

홍사암 골짜기 속 후이족 오아시스마을

 

 

 

 

 

청수향(淸水鄕)이란 마을로 내려서자 바로 황하가 나타나다.

 

청량한 공기를 자랑하던 티베트 초원과는 달리, 이곳의 대기는 몹시후텁지근하게 느껴진다. 실크로드로 들어선 듯한 느낌이 든다.

 

 

 

 

 

오후 한 시쯤 사라족(撒拉族) 자치현 쉰화(循化)에 도착한다.

 

성림찬정이란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수제비처럼 넓적한 면, 볶음면, 작장면 세 가지를 주문해 먹는데, 작은 마을이어선지 요리가 나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실크로드 여행에서 먹었던 쫄깃한 면맛을 기대했는데, 게 실망스런 맛이다. 밀이 아닌 보리로 만든 면이 아닐까 싶은 면발이 힘이 없고 맛도 퍼슬하고 걸껄하다. 이후 청해성 여행 내내 면맛은 기대 이하였다. 

 

 

식당 화장실조차 폐쇄되어 있어 남녀불문하고 건너편 공터에서 해결해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두 시 반쯤 출발.

 

지에즈진(街子镇)에서 황하와 이별하고 남쪽 길로 접어든다. 황난 티베트족자치주 소재지인 퉁런(同仁)으로...

 

 

 

 

 

후이족 마을 지나 티베트족 마을로 접어들고 있음을 느낀다. 후이족이 농경지가 있는 넓은 골짜기에 자리잡고 있다면 티베트인들은 골짜기와 산간의 초원지역에 자리잡고 있어 생활권이 확연히 구별된다.

 

 

오후 세 시가 지날 무렵부터 좁은 협곡으로 접어든다. 마치 강원도 어느 골짜기로 들어서는 듯한 느낌이다.

 

 

 

 

 

이곳 골짜기에서도 휴식하고 있는 후이족들 모습이 보인다. 역시 라마단이 끝난 것을 축하하는 이드 알 피트르를 즐기고 있는 듯하다.

 

 

 

 

 

영풍수고(永丰水庫)라는 저수지를 지나 길은 더욱 높은 고개로 오른다.

 

 

 

 

 

3시 25분 경 고개를 넘는다.

 

 

 

 

 

랑자(浪加)라는 마을을 지날 무렵, 샤허에서 오는 지름길을 만난다. 저 길로 왔더라면 세 시간쯤 걸렸을 것이라 하는데, 린샤로 돌아오면서 6시간을 걸려 온 것이다.

 

 

 

 

 

퉁런 우툰스 사원이 가까워졌다.

 

왼쪽 차창으로는 아름다운 붉은 사암 절벽 절경이 펼쳐진다.

 

 

 

 

 

타르촉이 휘날리는 저 곳은 어떤 곳? ...조장터일까?

 

 

 

 

 

오후 네 시가 지나면서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감숙성에서도 거의 매일 그랬는데 오후가 기울어지는 시간이면 비가 내리는 것이 티베트의 여름 날씨인 듯하다.

 

 

그리고 5분도 더 지나지 않아 우툰스 사원에 도착한다.

 

 

 

 

 

 

 

※ 샤허에서 우툰스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