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여행

실크로드(21) 우루무치, 두번째 찾는 천산 천지와 홍산공원

모산재 2014. 8. 23. 16:00

 

8월 8일 화요일  /  우루무치 천산 천지, 홍산공원

 

 

우루무치에 도착한 시간은 9시 30분 경. 먼저 아침 식사를 하고 천산 천지(天山 天池)로 향하였다.

 

우루무치는 천산산맥을 양단하며 준가르 분지와 연결되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천지는 우루무치 시내에서 동쪽 약 110㎞ 지점, 천산산맥의 보그다봉(5445m) 기슭 해발 1,980m 지점에 있는 고산 호수이다.

 

 

 

천지 가는 길은 오른 편으로는 보그다봉의 구릉들이 솟아 있고, 왼편으로는 준가르 사막의 대평원이 펼쳐진다. 

 

고속공로로 1시간 20분쯤 달리면 천지 푸캉나들목(阜康立交橋)에서 천산 천지행 도로로 접어든다. 길은 천지에서 발원한 계곡을 따라 거슬러오른다. 이미 2,000년에 한번 와 본 곳이라 길이 낯익다.

 

 

 

 

 

계곡 입구에서 바라보는 하천은 수량이 별로 많지 않다. 아마도 하류로 흘러가면서 점차로 가늘어지면서 준가르 평원에서는 마침내 소멸하고 말 것이다.

 

 

 

 

 

 

계곡을 거슬러 오를수록 산들도 푸르러지고, 계곡도 맑아지며 수량도 풍부해진다. 사막과 이어진 지형의 특징이다.

 

 

 

 

 

굽이굽이 천지를 향해 오르는 계곡, 물가를 따라 녹지가 이어지고, 공기는 조금씩 서늘해진다. 수량은 더욱 많아지고 물살은 거센 물굽이를 이루며 힘차게 흘러내린다.

 

 

 

 

 

 

흰거품을 내며 소용돌이치는 상류의 물은 아주 맑고 수량도 풍부하다. 좁은 협곡도 여러 번 지난다.

 

 

 

 

 

 

 

파오들이 계곡 숲 그늘 속에 그림같이 들어앉은 휴양 지대가 나타나 한동안 이어지고...

 

 

 

 

 

'석협(石峽)'이라고 적힌, 물살 거센 좁은 절벽의 골짜기를 지나니, 바로 천지 입구 매표소가 나온다. 

 

거기서 천지로 오르는 길은 가파른 비탈을 이루어 구불구불 갈지자 도로가 계속된다. 33굽이나 된다고 한다. 호수 앞 산 중턱, 천지로 오르는 언덕 곳곳에서 물줄기가 분수처럼 솟는 모습은 여전하다. 그리고 마침내 천지 주차장에 도착한다.

 

 

 

천지로 오르는 길에서 풀꽃들 앞에서 발길을 멈추기도 한다.

 

 

물매화 일종인 신장매화초

 

 

 

 

 

물봉선 종류로 보이는 흰 꽃. 꽃이 작고 꿀주머니(거)도 아주 짧다.

찾아보니 이름은' 꿀주머니가 짧은 봉선화'라는 뜻의 단거봉선화(短距凤仙花)

 

 

 

 

금불초 종류

 

 

 

 

 

오르는 길 옆으로는 사계절 푸른 침엽수가 울창하다. 작은 언덕을 오르니 푸른 천지 뒤로 천산의 만년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속이 확 트일 정도로 시원하고 장쾌하다.

 

 

드디어 천지! 

 

 

 

 

 

 

구름이 덮긴 했지만 너른 호수 동쪽 멀리 만년설에 덮인 보그다봉(博格达峰, 5445m)이 보이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드넓은 호수는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다. 

 

해발 1980m 고지대에 자리잡은 천산 천지는 백두산 천지보다 약간 낮으며 넓이도 약 4.9㎢로 백두산 천지보다는 좀 작은 규모다. 만년설과 빙하가 흘러내려 자연적으로 형성된 고산 호수, 원래 이름은 요지(瑤池)였으나 청나라 건륭제 때인 1783년 천지(天池)로 바뀌었다고 한다. 

 

 

 

유람선을 타려는 사람들도 선착장에 몰려 북적인다. 호숫가 언덕 곳곳에는 파오들이 늘어서 있고, 낙타와 말들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천지는 여름에는 피서지로,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고 한다. 

 

 

유람선 승선을 기다리는 동안 잠시 풀꽃 탐사를 한다.

 

 

풀꽃 탐사 중

 

 

 

 

톱풀 종류

 

 

 

 

우리의 속단과 닮은 꽃, 초원조소(草原糙苏) Phlomis pratensis

 

 

 

 

 

두메양귀비와 유사한 신장해앵속(新疆海罂粟) Glaucium squamigerum

 

 

 

 

 

 

줄울 서서 한참을 기다린 끝에 유람선을 탄다.

 

 

 

 

 

 

호수의 북쪽 산비탈에 도교사원과 서왕모사당(王母廟)이 보인다.

 

 

 

천지의 원래 이름인 요지(瑤池)는 곤륜산 신선들의 여제 서왕모(西王母)가 목욕하는 연못, 또는 3,000년 전 유목 부락 서왕모가 살던 선경이었다고도 한다.

 

 

 

 

 

유람선은 이곳에 정박하여 여행자들이 사당과 사원을 돌아볼 시간을 준다.

 

 

 

 

 

 

 

서왕모(西王母)는 곤륜산에 살고 있는 신선들의 여제(女帝)로서 모든 신선들을 지배하는 신이다. 30세 정도의 절세 미녀로 결코 나이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머리에 '화승(華勝)'이라는 관을 쓰고, 호화로운 비단옷을 입고 있다.

 

그녀의 정원에는 3천 년에 한 번 열리는, 먹으면 불로장생의 반도(蟠桃)라는 복숭아가 나무가 있다. 궁전 왼쪽에는 요지(瑤池)라는 호수가, 오른쪽에는 취천(翠川)이라는 강이 있으며, 곤륜산 밑에는 약수(弱水)라는 강이 흐르고 있다. 약수는 용만 건널 수 있고 사람은 빠져 죽는 죽음의 강이다.

 

전설에 따르면 목왕은 정사는 돌보지 않고 여덟 마리 준마는 수레를 타고 천하를 두루 유람하다가 곤륜산 꼭대기의 요지(瑤池)에 가서 서왕모를 만나게 된다. 서왕모는 어렵게 찾아온 목왕을 위해 요지 옆에서 연회를 베풀었다. 목왕은 너무나 즐거워 그만 인간 세계로 돌아가는 것을 잊어버려 자신의 나라가 혼란에 빠진 줄도 몰랐다. 이로 인해 주나라는 점차 도덕이 타락하고 국력이 약해졌다고 한다.

 

서왕모는 목왕이 돌아갈 때 '불로장생의 비법을 알고 싶으면 다시 한 번 이곳을 방문하라'는 의미가 담긴 시를 전해주었지만, 목왕은 두 번 다시 천계를 방문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곤륜산이 아닌데도 '요지'라는 이름 때문에 천산 천지가 서왕모 전설의 고장으로 둔갑하고 서왕모 사당까지 만들어 놓았다.

 

 

 

다시 유람선을 타고 천지를 한 바퀴 돌며 시원한 바람을 만끽한다.

 

 

 

 

 

 

 

 

예쁜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나와 사진을 찍어준다.

 

 

 

 

 

 

 

 

만년설산 보그다봉은 처음 볼 때보다 더 구름 속에 갇혀 버렸다. 파란 하늘에 빛나는 설봉을 보고 싶었는데... 설산을 뒤로 하고 유람선 여행은 끝났다.

 

 

 

 

 

그리고 천지 주변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식당 주변에 낭(饢)을 파는 가게가 눈길을 끈다. 보름달처럼 커다란 낭 이름은 '천지아미르샹'이다. 밀가루 반죽을 납작 둥글게 만들어 화덕에 굽고 참깨를 얹은 것이데, 퍽이나 먹음직스럽다.

 

 

 

 

 

 

천지를 내려올 때는 2인승 케이블카를 탄다.

 

 

골짜기 아래로 소천지가 보인다. 백두산과 닮은 꼴이다. 천지에서 목욕을 한 서왕모가 저 곳에서 발을 씻었다는 전설이 전한다.

 

 

 

 

 

천지로 오르는 33굽이 도로가 내려다보이고...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면서 가이드 허광 씨가 했던 우스개였던가. 실크로드에 와서 별것 다 타 본다고.

 

비행기 타고 와서
피부도 타고
목도 타고
커피도 타고
낙타도 타고
모래 썰매도 타고
기차도 타고
유람선도 타고
케이블카도 타고...

 

그런데, 투루판에서 돈황행 기차를 허광 씨가 타지 못했을 때 우리 모두 '애가 탔던' 일도 빼 놓을 수 없지 않은가! 모두 10가지, 참 많은 것을 탔다...

 

 

 

 

 

케이블카 하차장 부근, 주차장으로 건너는 출렁다리에서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며 놀다 차를 타고 우루무치로 돌아온다.

 

 

 

 

 

천산 천지 위치도

 

 

 

 

 

우루무치에서 잠시 의무 방어전 비슷한 것을 치른다. 옥가게도 들르고 양탄자 가게도 들른다.

 

 

위구르의 고유한 아틀라스 문양의 옷을 입은 처녀가 양탄자를 짜는 모습이 아름답다.

 

 

 

 

 

아틀라스 문양의 베를 짜는 청년의 모습도 이채롭다.

 

 

 

 

 

 

실크로드 여행의 마지막 시간은 우루무치 홍산공원을 거닐며 보냈다.>

 

저녁 해가 비치면 바위가 붉게 물든다고 하여 홍산이라 부르는데, 천산에서 날아온 홍학이 내려앉아 붉게 물들었다는 전설이 있다. 입구에는 대불사라는 티벳불교 사찰이 자리잡고 있고, 숲이 있는 오솔길을 따라 아기자기한 쉼터들이 있다.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홍산공원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처다.

 

 

 

 

 

공원 기슭에는 임칙서의 동상과 홍산탑이라 불리는 9층의 진룡탑(鎭龍塔)이 있다.

 

 

임칙서(林則徐,1785∼1850)는 아편전쟁 도화선이 되었던 아편을 영국 상인들에게서 몰수하여 2만여 상자를 불 태워버린 주인공으로 지금도 많은 중국인들의 추앙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청나라 도광제의 명을 받고 흠차대신으로 광저우로 내려가 영국에서 수출한 아편을 모조리 몰수해 불사르고 아편상인들을 국외로 추방하는 강경책을 썼다.

 

하지만 영국은 자국 상인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아편전쟁을 일으켰고, 임칙서는 관민(官民)의 협력을 얻어 영국군에 저항하였으나 오히려 타협파 관료들에 의하여 전쟁 도발자로 몰리게 되었고, 그는 모든 관직을 박탈당하고 2만 리나 떨어진 오지인 이곳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이닝(伊寧)으로 유배를 가야 했다.

 

 

 

1788년 청나라 때 세운 진룡탑(鎭龍塔)

 

 

 

 

 

진룡탑은 이름 그대로 용을 진압한 탑이라는 뜻.

 

전설에 의하면 먼 옛날 천산 천지에 살고 있던 못된 용이 우루무치에 대홍수를 일게 하였다. 화가 난 여신 서왕모가 비녀로 그 용을 두 동강 내서 한쪽 몸뚱아리는 이곳 홍산에 그리고 다른 몸뚱아리는 야마크산에 묻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가끔 홍수가 나서 어서 청나라 총감이 홍산과 야마크산에 두 개의 진룡탑을 세우니 강물이 범람하는 일이 없어졌다고 한다. 야마크산의 탑은 허물어져 사라져 버렸고 홍산탑은 쓰러졌던 것을 다시 세웠단다.

 

탑의 내부까지 벽돌로 채운 6각형의 누각식 전탑으로서 모두 9층이며, 전체 높이는 10.6m이다.

 

 

 

정상에 자리잡은 원조루(遠眺樓)

 

 

 

 

 

홍산공원에서 바라보는 우루무치 시내 모습

 

 

 

 

 

몽골어로 '아름다운 목장'이란 뜻을 가진 우루무치는 중국 서부의 최대 도시로 현대적인 도시로 발전했다.

 

 

한나라 때에는 차사후국(車師後國)의 중심지였다. 우루무치는 오랫동안 몽골 ·투르크계(系) 등 여러 유목 민족의 쟁탈지가 되었으나, 1759년 청나라 건륭제가 천산산맥 남쪽 동투르키스탄을 정벌하고 이어서 1763년 준가르를 정벌하면서 새로 넓힌 강역이란 뜻에서 신장(신강)이라 명한다.

 

위구르인들은 독립을 꾀했으나 분열로 진압 당한다. 청의 지배 기간 위구르인들은 무려 42차례의 독립운동을 하였고 1864년 야쿱벡에 의해 독립을 하지만 10년만에 분열로 무너진다. 1930년대, 동투르키스탄 공화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었지만 한족 군벌에게 진압 당하고 1944년 동 투르키스탄 공화국의 독립을 선포하지만 1949년내부 분열 끝에 중국에 편입되고 만다.

 

지금의 우루무치는 19세기 후반에 성벽을 만들어 '적화성(迪化城)'이라 명명되고 신장의 성도가 되었다. 중국 정권 수립 후, '디화(迪化)'라는 지명이 '계몽 ·교화'를 뜻하며 이민족을 통치한다는 뜻이 내포되었다고 해서 원 지명인 우루무치로 다시 개칭하였다.

 

명색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성도이지만 우루무치는 현재 인구 구성은 한족이 거의 80%에 육박하고 있고, 위구르족 12% 회족 8%밖에 되지 않는 소수 종족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이주 정책 때문에 주민의 대부분이 한족이 차지하고 있다. "위구르인은 어머니가 낳고 한족은 기차가 낳는다."는 속담은 우루무치의 현실을 너무도 잘 나타내고 있다. 자신들의 삶의 터전으로부터 유배당한 위구르인들의 절망은 오늘날 극렬한 테러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저녁을 먹고 우루무치 야시장을 돌아보는 것으로 실크로드 11박 12일의 여행이 모두 끝났다. 밤 11시에 공항으로 이동하여 새벽 2시발 인천행 비행기를 타고 7시 반경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