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동물들

어린왕자의 주인공, 사막여우(fennec fox)

모산재 2010. 6. 9. 21:07

  

"넌 내게는 다른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어린애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나는 네가 필요하지 않고 너도 내가 필요하지 않아.
너에게 난 수많은 다른 여우와 똑같은 한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지.
그러나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가 필요해지는 거야.
너는 내게 이 세상에 하나뿐인 사람이 되는거고
나도 너에게 이 세상 하나뿐인 여우가 되는거지."

"언제나 같은 시각에 오는 게 더 좋을 거야."
여우가 말했다.
"이를테면,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4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알게 되겠지!
아무 때나 오면 몇 시에 마음을 곱게 단장을 해야 하는지 모르잖아.
올바른 의식이 필요하거든."

"잘 가." 여우가 말했다.
"내 비밀은 이런 거야. 아주 간단해.

오로지 마음으로만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잘 기억하기 위해서 어린왕자가 되뇌었다.

"아! 난... 울고 말거야"
"그건 어쩌면 네 탓이야. 난 널 슬프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는데...

네가 나한테 길들여 달라고 했잖어."
"그건 그래. 그런데도 울 거야."
"그것 봐. 길들인다는 게 뭐가 좋니!"
"좋은 게 있지. 저 밀밭의 색깔을 보면..."
"잘 있어..."

"네 장미꽃을 그토록 소중하게 만드는 건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그 시간이란다."
"내가 내 장미꽃을 위해 소비한 시간이란다."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왕자가 따라 말했다.

"사람들은 이런 진리를 잊어버렸어. 하지만 넌 그것을 잊어선 안돼.

네가 길들인 것에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넌 네 장미에 대한 책임이 있어."
"나는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왕자는 되뇌었다  
"그래, 책임이 있어. 사랑은 길들여지는거야."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사막여우를 대공원에서 만난다.

 

한낮을 지난 시간 탓인지 녀석들은 모두 구석에서 잔뜩 웅크린 채 눈을 감고 낮잠을 즐기고 있다. 개과 동물이라 어느 정도 몸 크기가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토끼처럼 작은 덩치가 뜻밖이다. 귀엽다...

 

 

 

 

 

 

 

 

개과의 포유류 사막여우는 여우 중에서도 가장 덩치가 작은 녀석이다. 그냥 큰 토끼만하다. 여우가 다 그렇듯 얼굴 모양은 삼각형이다. 인상이 충직한 개보다는 영악한 고양이를 더 닮은 듯하다. 영명으로 페넥여우(fennec fox)라고 한다. 학명은 Fennecus zerda, 또는 Vulpes zerda이다.

 

사막여우는 북아프리카 북부의 사하라 사막, 시나이 반도,사우디아라비아 북부의 사막지대 등을 아우르는 광대한 사막 및 반사막지역에 서식하는 여우류를 통칭하는 말이다.

 

사막여우는 귀가 크고 몸집이 작은, 여우류 중에서 가장 작은 종이다. 몸길이 36∼41cm, 꼬리길이 18∼31cm, 몸무게 약 1.5kg, 귀길이 11∼15cm이다. 몸 윗면은 담황갈색에서 담황색까지이며, 아랫면은 백색이고 꼬리의 끝은 흑색이다. 눈주위와 이마의 털은 백색이다.

 

야행성으로 모래땅에 구멍을 파고 집단으로 산다. 야행성인 이유는 천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천적이 없는 사육 상태에서는 주행성을 보이기도 한다. 먹이는 날쥐 ·작은새 ·도마뱀 ·곤충 등이다. 대부분의 사막여우류는 2~5월사이에 한 배에 2~5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임신기간은 50일 내외이다. 첫배를 잃거나 또는 먹이가 풍부할 경우 연 2회 번식도 가능하다.

 

 

 

사막여우의 귀는 왜 저리 클까.

 

1877년 앨런(Joel Asaph Allen)은 항온동물의 경우 추운 곳에 사는 것이 따뜻한 곳에 사는 것에 비해 귀, 코, 팔, 다리 와 같은 몸의 말단 부위가 작다는 이른바 앨런의 법칙을 주창했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운 곳에 살수록 최대한 자신의 체열을 주변으로 발산하지 말아야 하며, 반대로 더운 곳에 살수록 체열을 발산해야 한다. 알렌의 법칙은 이와 같은 원리를 몸의 말단부위의 크기와 연관 지은 것으로, 추운 곳에 사는 항온동물일수록 몸의 말단 부위가 작아야 하며, 더운 곳에 사는 항온동물일수록 말단 부위가 커야 한다는 것이다.

 

알렌의 법칙에 대한 예는 토끼와 여우의 귀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가장 추운 북극에 사는 북극토끼에서부터 알래스카에 사는 눈덧신토끼, 초원이나 사막에 사는 검은꼬리멧토끼, 영양멧토끼 순으로 추운 곳에 살수록 귀가 작다. 여우도 마찬가지로 한대지방에 사는 북극여우, 온대지방에 사는 붉은여우, 사막에 사는 사막여우 순으로 귀가 커진다.

 

  

 

 

 

※ 세계의 여우들

 

 

아래의 종들이 잘 알려져 있으며 이외에도 두엇 이상의 종이 국지적으로 분포한다.

 

검은꼬리모래여우(Vulpes pallida), 사막여우(Vulpes zerda),  블랜포드여우(Vulpes cana),  케이프여우(Vulpes chama), 흰꼬리모래여우(Vulpes ruppelli) 이 다섯 종은 모두 북아프리카에서 근동에 이르는 광활환 지역에 서식하고 있어 서식지의 상당 부분이 중복되며 종 간의 구분도 그다지 용이하지 않은 편이다. 자연 상태에서 이종교배가 빈발하는 것도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국내에서는 사막여우의 경우 각급 동물원에서 사육하고 있으며, 국내반입과 사육 등 유통이 자유로운 검은꼬리모래여우 및 흰꼬리모래여우 등이 최근 그 인기를 끌고 있다.

 

 

▼ 여우속 동물들

 

 벵골여우(Vulpes bengalensis)

 Blanford's Fox(Vulpes cana)

 케이프여우(Vulpes chama

 코사크여우(Vulpes corsac)

 키베트모래여우(Vulpes ferrilata)

  Kit Fox(Vulpes macrotis)

  Southern California kit fox(Vulpes macrotis macrotis)

  Desert kit fox(Vulpes macrotis arsipus)

 검은꼬리모래여우(Vulpes pallida)

 흰꼬리모래여우(Vulpes ruppelli)

 벨록스여우(Vulpes velox)

 붉은여우(Vulpes vulpes) : Vulpes fulva로 분류되기도 한다.

 페넥여(Vulpes zerda) : Fennecus zerda로 분류되기도 한다. => 사막여우

 

   

<사진 :  2010. 5/20, 서울대공원 동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