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다소곳이 달리는 윤판나물 노란 꽃

모산재 2010. 5. 19. 00:31

 

윤판나물은 대개 꽃이 노랑색으로 피지만 흰색, 황금색도 있고 녹색 빛이 도는 노랑색 등 여러 가지 색깔로 핀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어린 싹을 먹을 수 있어서 윤판나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나물로 먹기보다는 아름다운 꽃을 감상하기 위한 관상용으로 더 환영받으며 정원에 많이 심는다. 

 

 

윤판나물의 학명은 디스포룸 세실(Disporum sessile)이다. 우리의 애기나리속에 해당되는 말인 속명 디스포룸(Disporum)은 그리스어 dis(2)와 sport(종자)의 합성어로 씨방의 각 실이 2개의 종자를 가지고 있는 데서 유래된 것이라 한다. 종소명 세실(sessile)은 '붙어 있는, 꼭지나 잎자루 없는' 등의 뜻을 가지고 있어 잎자루가 없이 잎이 달리는 윤판나물의 특성으로 붙여진 이름인 듯하다.

 

우리 나라에 많이 자생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듯 영명은 Korean disporum이며, 일본이나 사할린 등지에도 분포한다.

 

 

 

 

 

 

 

윤판나물은 자라날 때 모습이 애기나리와 비슷해서 '큰가지애기나리'라고도 하고 '대애기나리'로도 불린다. 제주 및 남부지방에 분포하며 황금색으로 피는 것을 '금윤판나물(Disporum flavens)'이라 부르기도 하나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는 윤판나물로 통합되었다. 윤판나물은 애기나리, 큰애기나리, 윤판나물아재비와 함께 자생하는 4종의 애기나리속(Disporum) 중 하나이다

 

윤판나물은 중국명이나 생약명으로 보탁초(寶鐸草), 만수죽(萬壽竹), 백미순(白尾筍), 석죽림(石竹林), 석죽근(石竹根), 담죽화(淡竹化), 황우미파(黃牛尾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이 중에는 윤판나물의 모습이 대나무와 닮은 데서 유래한 이름이 많이 보여 눈길을 끈다.

 

 

 

 

 

 

 

산기슭 숲속 반그늘진 곳에서 자라며 비슷한 시기에 꽃을 피우는 같은 백합과 식물인 진황정, 둥굴레, 애기나리들과 같이 자생하는 경우가 많다.

 

높이 30~60cm 정도로 자라며 원줄기 윗부분에서 크게 갈라지고 진다. 3~5개의 잎맥이 뚜렷한 긴 타원형의 잎은 잎자루가 없이 어긋나게 달린다. 뿌리줄기는 짧고 때로는 옆으로 뻗으면서 자란다.

 

4~5월에 가지 끝에 1~3개의 노란 꽃이 밑을 향해 초롱처럼 달린다. 가지도 고개를 숙인 채 녹색 포잎에 곱게 싸여 황금색 꽃을 다소곳이 피우고 있는 모습이 환상적으로 아름답다.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은 이러한 모습에서 연상된 것으로 보인다. 꽃이 지고 난 자리에 지름 1cm 정도의 둥근 열매가 달리는데 가을에 장과로 검게 익는다.

 

자생지는 흔하지 않지만 꽃이 아름답고 번식 및 재배가 비교적 쉬워 공원의 낙엽 교목 숲 아래 지피식물로 심거나 정원에 관목과 어울려 심어도 잘 자란다. 한번 심어 두면 번식이 잘 된다.

 

 

 

 

 

 

 

윤판나물은 봄나물로도 식용한다. 4월경 어린 순을 채취하여 소금물에 삶은 뒤 우려내고 나물로 무치기도 하고 기름에 볶아 먹기도 한다. 그러나 자생지사 한정되어 있어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나물은 아니다.

 

뿌리줄기를 석죽근(石竹根)이라 하며 약용하며 생약명은 "백미순(百尾笋)"이라고 한다. 맛이 달고 매우며 성질은 따뜻하다. 폐를 촉촉하게 하고 기침을 멈추고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체한 음식물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 폐결핵, 폐기종, 장염, 대장 출혈, 치질을 치료한다. 여름부터 가을사이에 전초를 채취하여 말렸다가 하루 20~40그램을 200cc의 물로 서서히 달여서 복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