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꽃수염풀'은 어때... 광대수염 이야기

모산재 2010. 5. 16. 23:00

언제 들어왔는지 모르게 슬그머니 이 땅에 귀화하여 살아가는 식물을 '자연귀화식물'이라 하는데 광대수염도 그런 꽃이다. 돼지풀·도깨비바늘·개망초·망초·개쑥갓·큰방가지똥·서양민들레·큰개불알풀·달맞이꽃·콩다닥냉이·애기수영 등이 그런 자연귀화식물로 이 땅 구석구석으로 널리 퍼져 있어 우리는 이 풀들이 이 땅에 처음부터 살고 있었던 것처럼 친숙하게 여긴다.

 

광대수염은 제주도를 비롯하여 남한 거의 전역과 북한의 함경도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널리 분포한다. 그리고 일본, 만주, 우수리, 아무르 등지에 분포한다. 산지의 숲 가장자리 축축하고 그늘진 곳에서 잘 자란다. 종자와 뿌리줄기로 번식한다. 뿌리줄기의 끝부분에 겨울눈을 만드는데, 이 겨울눈은 땅속에서 겨울을 지내고 다음해 봄에 일제히 움트기 시작한다. 기본종은 풀 전체에 털이 많고 잎이 긴 달걀 모양으로 강원도 이북 지방에서 많이 자란다.

 

광대수염은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꿀풀과이니 줄기는 네모지고 잎은 마주 달린다. 잎끝은 뾰족하지만 잎의 아래는 심장처럼 둥글고 가장자리엔 톱니도 있고 주름도 진다. 학명  Lamium album var. barbatum은 '수염이 나 있는 목구멍 모양의 흰 꽃이 피는 식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꽃잎 밑에 달린 종모양의 꽃받침 끝이 5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이 세모꼴 선형으로 수염처럼 뾰족하게 발달하고 가장자리에 털이 난 모양에서 광대수염이란 이름이 비롯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광대수염의 북한말은 '꽃수염풀'인데 정감이 있는 이름이다.

 

 

↓ 이하 사진, 함양 등구재에서

 

 



꽃은 5월에 피며 붉은빛을 띤 자주색 또는 흰색으로서 잎자루 둘레 잎겨드랑이에 5~6개씩 층층으로 달려 핀다. 꽃색이 연두빛이 감도는 우유빛이라 잎색에 묻혀 꽃들이 그다지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 흰 꽃잎에 점 같은 무늬가 알록하여 광대처럼 화려하다. 다른 꿀풀과 식물들처럼 좌우대칭인 입술모양의 꽃잎을 가지고 있다. 

 

꽃부리는 대롱꼴입술모양이고 윗입술은 모자 창처럼 앞으로 굽어 말리며 흰 털이 있고 아랫입술이 밑으로 넓게 퍼지며 옆에 줄모양의 부속체가 있다. 아랫입술 꽃잎은 벌이나 나비가 쉽게 내려 앉을 수 있는 모양을 하고 있으며, 윗입술 꽃잎에 네 개의 수술과 하나의 암술이 달려 있다. 4개의 수술 중 2개가 긴 수술로 이는 대부분의 꿀풀과 식물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다. 열매는 분과로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고 3개의 능선이 있으며 길이 3mm 정도이고 7∼8월에 익는다. 

 

 

 

 

 


잎은 들깻잎을 닮아 맛이 담백하며, 봄에 어린순과 줄기를 튀김이나 나물로 먹는다. 영국 BBC가 만든 '식물의 사생활'을 보면, 광대수염은 가시에 침과 독물이 있는 유럽쐐기풀과 비슷한데, 동물들은 먹지 않는다고 하니 그 생존 본능도 신기하다. 

 

한방에서는 전초를 야지마(野芝麻), 뿌리는 야지마근(野芝麻根)이라는 생약 이름으로 이용하는데 결핵에 의해 피가 날 때나 생리불순 등 여러 증상에 대한 처방이 기록되어 있다. 자궁질환, 비뇨기질환, 월경불순에 꽃을 달여 먹으면 효험이 있다. 

 

 

 



광대수염의 유사종으로는 섬광대수염, 왜광대수염, 호광대수염 등이 있다. 울릉도에 자생하는 섬광대수염(Lamium takesimense)은 광대수염과 비슷하지만 키가 1m에 달할 정도로 커 큰광대수염이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왜광대수염(Lamium album)은 말광대수염이라고도 하는데 전남과 경남(해인사), 북한 지역에 분포한다. 호광대수염(Lamium cuspidatum)은 긴잎광대수염이라고도 하며  7~8월 함경도의 고산지대에 연한 홍자색으로 꽃이 핀다.

 

그 외에 광대수염이라는 딴이름을 가진 것으로 광대나물(Lamium amplexicaule)을 긴잎광대수염이라 부르기도 하며, 털향유(Galeopsis bifida)를 털광대수염, 긴병꽃풀 (Glechoma grandis)을 조선광대수염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계통상으로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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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초는 야지마(野芝麻), 뿌리는 야지마근(野芝麻根)이라 하며 약용한다. 

⑴ 야지마(野芝麻)
① 5-6월에 꽃 또는 전초를 채취하여 그늘에서 말린다.
② 성분 : 잎에는 점액질, tannin, 정유(精油), 비타민 C 0.56%, carotene 15mg%, saponin이 함유되어 있다. 꽃은 flavonoid 배당체 등의 성분을 함유한다. Flavonoid 배당체에는 isopqercitrin, kaempferol-3-glucoside, quercimeritrin 1.07%, kaempferol-3-diglycoside, lamioside, rutin이 있고 그 밖에 다시 choline, 점액질, 정유(精油) 0.05%, saponin, 비타민 C 0.72%, histamin, tyramin, catechol系 tannin 5.2%, chlorogenic acid, caffeic acid 등을 함유한다.
③ 약효 : 肺熱咳血(폐열해혈-결핵에 의한 해혈), 血淋(혈림), 대하, 월경불순, 소아허열-기력이 없는 가발열상태, 타박상, 종독(腫毒)을 치료한다.
④ 용법,용량 : 10-15g을 달이거나 또는 가루를 만들어 복용한다. <외용> 신선한 것을 짓찧어서 바르거나 또는 가루를 만들어 고루 바른다. 

⑵ 야지마근(野芝麻根)
① 5-6월에 채취한다.
② 성분 : 지하부분에는 stachyose, glycoside가 함유되어 있다.
③ 약효 : 淸肝(청간), 利濕(이습), 活血(활혈), 消腫(소종)의 효능이 있다. 현기증, 간염, 폐결핵, 신염에 의한 부종, 白帶(백대), 疳積(감적), 痔瘡(치창), 腫毒(종독)을 치료한다.
④ 용법, 용량 : 9-15g을 달여서 복용한다. 또 3-10g(신선한 것은 30-60g)을 가루를 만들어 복용한다. <외용> 짓찧어서 바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