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천마산에서 큰앵초, 산앵도나무, 민백미 꽃을 만나다

모산재 2007. 6. 3. 22:56

천마산에서 큰앵초, 산앵도나무, 민백미 꽃을 만나다

2007. 05. 20

 

 

4월 초순에 이어 두번째로 천마산을 찾는다.

지금쯤이면 큰앵초와 산앵도나무 꽃을 만날 수 있으리란 기대를 품고서...

 

 

오늘 아침따라 일찍 깨고 몸과 마음이 가쁜하다.

함께할 마음이 있을까 하여 도사님께 메시지를 보냈건만 답이 없어

혼자 행장을 꾸리고 나선다.

청량리로 향하는 전철 속에서 다시 전화를 하니

함께 가겠단다.

 

 

호평동에 도착하니 11시쯤.

 

 

입구 개울가에서 흰꽃이 핀 나무를 만난다.

물참대인가 했더니 수술이 열 개가 아니라 다섯 개 밖에 없다.

가막살나무 같기도 하고 덜꿩나무 같기도 한데,

잎자루가 짧고 털이 느껴지는 잎의 질감이 덜꿩 쪽인듯하다.

 

  

 

 

개울물이 시원스럽다.

 

 

 

골짜기길로 오르는데 별로 보잘 만한 꽃들은 보이지 않는다.

 

노린재나무인가 해서 지나치려다 뭔가 다른 것 같아

다시 살펴보니 넓은 잎과 긴 잎자루가 확실히 가막살나무로 보인다.

 

 

 

그리고 헬기장까지 가파르게 오르는 길에서는

아무 것도 만나지 못한다.

다만 앞서가는 한 여인의 늘씬한 몸매가 눈길을 끌 뿐...

 

 

헬기장에서 정상쪽으로 바라본 신록의 풍경이  싱그럽다.

 

 

여기서 일단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 다음

도사님은 이 주변에서 볼일을 보기로 하고

나는 산앵도나무와 큰앵초 꽃을 만나기 위해 정상을 다녀오기로 한다.

 

 

 

정신 없이 불어대는 바람 속에 참회나무꽃을 겨우 담았다.

 

 

 

흰무늬에 두꺼워 보이는 잎. 개족도리풀일까 무늬족도리풀일까...

개족도리풀은 남부 해안 가까운 지역에 분포하니

이것은 무늬족도리풀인듯.

 

 

 

연분홍 철쭉꽃이 아름답다.

 

 

 

정상의 바위 능선에서 기대했던 대로 산앵도나무 꽃을 만난다.

푸른 바탕에 붉은 무늬가 살짝 든 꽃이 얼마나 상큼한가...

 

 

 

이 꽃을 담는데 온갖 날벌레들이 눈, 귀, 코 있는 구멍에는 다 달려 들어서 애를 먹는다.

하도 괴롭혀서 욕까지 나올 지경이다.

 

 

정상의 기온이 낮아서인지 팥배나무는 아직 꽃봉오리인 채로 있다.

 

 

 

정상

 

 

 

노랑제비꽃은 다 진 상태였지만

어쩌다 이렇게 꽃을 달고 있는 녀석도 있었다.

 

 

 

큰앵초가 있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지 어디에 있는지는 몰라

정상에 오를 때까지 연신 있을 만한 곳을 두리번거렸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내려가는 길에는 길을 조금 달리해서 살폈지만 역시 보이지 않는다.

 

포기하고 내려가다가 한 곳에서

샛길로 빠져들고 싶은 마음이 생겨 들어섰더니

아니나 다를까, 거기에 큰앵초 꽃이 등잔처럼 환하게 피어 있지 않은가! 

 

 

 

 

주변 반경 수십 미터에 20여 개체가 꽃을 피우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렇게 귀한 꽃이 핀 곳을 아무런 보호 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 걱정스럽다.

 

 

다시 도사님과 만나야 하는데

핸드폰 바테리가 거의 다 나가고 있다.

깊은 산속에서 단번에 만나기는 어렵고

긴급전화로 만날 시간과 장소만 정하고 따로 활동하기로 한다.

 

 

골짜기를 타고 내려가니 풀솜대(지장보살)만 눈에 띌 뿐 별다른 꽃이 없다.

 

 

 

자란초는 지천이지만 꽃이 피려면 열흘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그토록 꽃을 보고 싶었던 당개지치 군락을

이렇게 꽃이 다 진 상태에서 만나 너무 아쉬웠다.

 

 

 

개감수

 

 

 

골짜기를 한참 내려간 곳에서 물참대 꽃을 만난다.

 

 

 

 

 

고추나무꽃도 지금이 한창이다.

 

 

 

 

다시 또 당개지치 군락을 만난다.

내년을 기약해야지...

 

 

 

 

노랑제비꽃 씨방

 

 

 

다시 꽃 핀 상태가 좋은 참회나무를 만나 담기를 시도해본다.

바람은 여전히 거세게 불어댄다.

 

 

 

 

이 갈퀴의 이름은 개갈퀴.

 

 

 

고광나무를 만났지만 꽃은 보이지도 않는다. 

 

 

 

보리수꽃은 지금 한창이다.

 

  

 

정상 가까운 곳에서 만난 물푸레나무는 꽃이 다 져가고 있었는데,

내려오는 길에서 만난 이 녀석은 이제 꽃이 피려는 모습 아닌가...

 

이상하다 싶어 다시 살펴보니

그럼 그렇지, 이 녀석은 물푸레나무가 아니라 소태나무였다.

 

 

 

할미밀망도 곧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임도를 따라 내려오면서 심심치 않게 민백미 흰 꽃을 만났다.

 

 

 

 

이 풀의 정체는 미나리아재비?

 

 

 

그리고 이 사초는... 개찌버리사초?

 

 

 

참깨꽃 닮은 오동나무 꽃

 

 

 

찰피나무도 아래로 드리운 꽃을 피우려는 모습이고

 

 

 

 

개옻나무는 꽃차례를 늘어뜨리고 있다.

 

 

 

무더기로 핀 산딸기 흰 꽃이 오늘 따라 유난히 아름답게 느껴진다.

 

 

 

덜꿩나무의 잎과 꽃이 유난히 작아 보인다.

 

 

 

 

내일이나 모레쯤 일제히 피어날 듯한 쪽동백

 

 

 

잎에서 강한 향이 느껴지는이 풀은

마주난 잎과 심장형의 잎밑이 현삼에 가까워 보인다.

 

잎을 만졌더니 그 향이 손에까지 배여 오래도록 남는다.

 

 

 

거북꼬리와 개모시풀에 대해 늘 헷갈렸는데,

오늘 만난 이 녀석들을 보면서 정리해 볼까...

 

바로 이 녀석들을 개모시풀로 보고  

 

 

 

 

그리고 이 녀석은 거북꼬리로 보면 되지 않을까...

 

 

이미지로 봐서는 좀깨잎나무 같은데

목질부도 보이지 않거니와

좀깨잎나무는 잎이 이보다 훨씬 작은 것이니까...

 

오늘 산행에서 별로 많은 꽃을 만나지 못했지만,

기대했던 큰앵초와 산앵도나무 꽃을 보았으니

그런대로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