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조개나물 흐드러지게 핀 대모산 묏등의 풀꽃들

모산재 2007. 5. 4. 00:52

2007. 04. 25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다가 한강을 건너는데

강물에 비치는 늦은 오후의 햇살의 유혹에 마음이 살짝 흔들리는 거다.

 

오늘은 오랜만에 일찍 집에 들어가 편하게 휴식이나 취할까 했는데,

한동안 찾지 못했던 대모산을 찾아볼꺼나 하는 마음이 생긴다.

 

묏등에 피어 있을 보랏빛 조개나물과 애기풀 꽃이 아른거리며

결국 집에 도착하자마자 카메라를 챙겨들고 대모산으로 향한다.

 

 

묏등 오르는 길섶에 죽단화(겹황매화) 노란 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짧은 잎자루로 보아 신갈나무로 보이는 참나무도 꽃을 피웠다.

꼬리모양으로 늘어진 꽃차례는 수꽃이고,

암꽃은 1개 또는 여러 개가 이삭 모양으로 달려 위로 향한다.

 

 

 

위에 붉게 보이는 것이 암꽃,

아래에 늘어진 것이 수꽃인 듯하다.

 

 

 

기대했던 대로 묏등 언덕엔

조개나물이 보라의 꽃물결을 이루고 있다.

 

 

 

 

 

살갈퀴도 점점이 해맑은 꽃을 피웠다.

 

 

 

 

기본종 제비꽃이 이제 끝물인 듯 싶은데,

이 녀석들은 스크럼 짜고서 합창처럼 피었다. 

 

 

 

저녁 햇살에 비치는 아름다운 조개나물들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워

카메라를 자꾸만 들이대게 된다. 

 

 

 

 

 

각시붓꽃은 거의 지고 몇 녀석들만 남았다.

 

 

 

애기풀도 여기저기 풀섶에 숨어서 꽃을 피웠다.

 

 

 

화려하달 수는 없어도 꿩의밥 꽃도 못본 체 할 수는 없잖은가...

 

 

 

제비꿀도 무더기무더기 모여서 몰래 흰 꽃을 피웠다.

눈높이로 보지 않으면 깨알만한 꽃을 발견하기도 힘들터... 

 

 

 

 

그래도 자세히 보면 이렇게 엄연히 아름다운 별 모양의 꽃이다.

 

 

 

벌써 해는 서산 너머로 숨어버리고 난 시간,

어둠 속에 붉은조개나물이 홀연 나타나지 않는가.

너무 어두워 아쉽게도 붉은색감이 카메라에 잘 잡히지 않는다.

 

 

 

다시 무더기로 핀 조개나물꽃을 한번 더 담아 보고

 

 

 

묏등 앞 평지로 돌아서니 미나리아재비도 샛노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싱싱하게 피어 있는 제비꽃떼가 또 나타난다. 

 

 

 

조팝나무 하얀 꽃이 살포시 내려 앉는 어둠을 밝히고 있고 

 

 

 

등성이에 아름드리로 자란 상수리나무 수꽃이

산들거리는 저녁 봄바람을 흘려보내고 있다.

 

 

 

무더기로 자란 제비꿀 풍경

 

 

 

애기수영꽃을 발견했을 때는 너무 어두웠다.

 

 

 

돌아오는 길,

버스 정류장 옆 아파트 앞 숲에는 미국산딸나무꽃이 눈에 잡힌다.

 

 

 

살갗을 스치는 저녁 바람이 산들산들...

지난 주까지만 해도 아직도 겨울인가 싶었는데,

봄이 모르는 사이 갑자기 깊어져 버렸음을 절로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