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일본 여행 (9) 교토, 가장 일본적인 료안지 가레산스이 정원

모산재 2006. 1. 22. 15:24

 

가장 일본적인 료안지(용안사) 가레산스이 정원

교토, 2006. 01. 13

 

 

 

료안지(龍安寺)는 교토 서부 지역. 1450년에 무로마치 막부의 무사 호소카와 가츠모토가 이곳에 살던 귀족 후지와라의 별장을 개조하여 만든 선종 임제종 사찰이다. 절보다는 선의 경지를 나타내는 가레산스이(枯山水) 정원의 대표적인 암석 정원으로 더 알려져 있다.

 

하얀 모래와 15개의 암석으로 구성된 암석 정원은 15세기 말에 만들어졌는데, 철학적인 명상과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단순미로 일본 문화의 걸작 중의 하나로 이야기된다. 돌의 모양, 집합, 이산, 원근, 기복 등으로 바다, 우주 등 다양한 사물을 상징하며보는 사람의 사상과 신조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된다는 것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료안지 출입문

 

이 문을 통과하여 경내로 들어섰다고 생각했는데 버스가 다니는 대로를 만난다. 대로를 건너야 진짜 경내이다.

 

 

 

 

 

● 교요지(鏡容池)

 

12세기 말에 만들어졌다. 연못에 원앙새가 많아 료안지는 '오시도리데라'(원앙새의 절)로 널리 알려져 왔다고 한다.

 

 

 

 

 

● 구리(庫裡)

 

옛날에는 식량을 보관하고 음식을 조리하는 절의 부엌으로 쓰였던 곳이라 한다.

 

선종 사원 건축의 간소함과 중후함을 잘 보여 준다. 특히 목조와 흰색의 벽의 조화가 정적 속의 구성미를 느끼게 한다. 여기를 들어서면서 입장료를 내고 돌의 정원이 있는 방장 건물로 이동하게 된다.

 

 

 

 

 

● 가레산스이(枯山水) 암석정원(선의 정원)

 

보수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른바 가레산스이(枯山水) 정원의 대표적인 곳이다. '가레산스이'는 물이 없는 정원'을 뜻하는데, 일본 정원의 한 양식이다. 무로마치시대(1333~1568)는 일본 정원의 황금기로 불리는데, 선불교 사상의 영향으로 연못이 없는 돌과 모래로만 구성된 새로운 정원을 만들었는데, 바로 이 시기 선불교 사상을 잘 나타낸 양식이라 할 수 있다. 흰 모래는 바다, 암석은 섬을 상징하며, 15개의 돌들이 5개, 2개, 3개, 2개, 3개씩 다섯 개의 섬으로 조성되었는데,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다 보이는 지점은 없고 14개 밖에 볼 수 없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고 깨달음을 통해서만이 15개의 돌을 한번에 볼 수 있다는 선의 사상을 표현한 것이라 한다.

 

 

 

 

 

일본 정원은 돌의 배치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고대 일본인들은 바위로 둘러싸인 곳에 신들이 살고 있다고 믿어서 그곳을 '천국으로 가는 관문'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시대에에 따라 정원의 양식과 소재가 달라지는데, 헤이안시대(794~1185)에는 정원의 건물들 사이로 좁은 시내가 흐르도록 하였다고 한다.

 

10세기땐 아미타여래 숭배와 함께 불경에서 모사된 정토의 이미지를 모방한 정원 양식이 발달하였다고 하며, 돌길, 석등, 나무숲과 함께 손님에게 차를 대접하는 정자를 조성하여 고요한 정신 세계를 강조하는 다도 정원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에도시대(1600~1868)에는 이전에 나타난 모든 양식들이 종합되어 만들어졌는데, 니조성의 니노마루 정원과 같은 가이유시키(회유식)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옆 뜰

  

 

 

뒤뜰로 가면 독특한 형태의 샘물이 있다.

 

 

 

샘물보다는 엽전 모양의 우물에 새겨진 구절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찾는다. 물받이 우물을 '입구(口)'자로 만들어 '오유지족(吾唯知足)'이라는 사자성어의 공통 획으로 삼았다. "오직 만족함을 알라!"

 

다실에 들어가기 전에 손이나 입을 맑게 하기 위해 세숫물을 담아둔 돌로된 그릇을 쓰쿠바이(蹲踞)라고 한다는데, 원래 '웅크린다'는 뜻을 가진 쓰쿠바이를 통해 '비교하지 말고 만족함을 알라'는 선종 사상을 표현한 것이란다.

 

 

 

● 료안지 불전

 

 

 

 

 

서쪽 마당에는 절을 창건한 호소카와 가츠모토(細川勝元)의 목상을 모시고 있다.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선의 경지에 심취한 듯 다들 감동을 표현하고 있지만, 그냥 그런 대로 괜찮은 정원을 돌아본 느낌 이상은 없다.

 

암석 정원이 내 눈에는 그냥 그럴 듯한 그림 정도로밖에는 다가오지 않았고, 소득이라면 일본 정원에 대한 이해를 좀더 높였다는 것!

 

 

하지만 교요지 연못과 다양한 나무들로 구성된 숲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연못가 정원에는 식나무, 금식나무, 백량금, 종가시나무, 마취목, 남천 등 상록 활엽수와 열매들이 눈에 많이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