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등대를 닮은 등대풀(Sun spurge)

모산재 2010. 3. 21. 21:00

 

제주도 해안도로에서 처음 보았던 등대풀을 우도에서도 만난다. 2월 중순에 만날 때는 꽃차례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서 대극과 구별이 잘 안 되더니 3월에 다시 찾았을 때에는 "나 등대풀 맞아!" 하고 외치는 듯 다섯 갈래 꽃차례가 제대로 달렸다. 등대풀이라는 이름은 줄기 윗부분에 녹황색으로 피어난 여러 대의 꽃차례가 모여 있는 모양이 등대를 닮았다고 붙여진 것이다. 어찌보면 등잔을 여러 개 얹어 놓은 등잔대 같은 모습이기도 하다.

 

붉은 빛의 억센 줄기를 가진 등대풀이 뭉쳐서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 여러해살이풀이 아닌가 싶은데, 뜻밖에도 두해살이풀이다. 대극을 닮아서 등대대극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생약명으로 택칠(澤漆) 또는 오풍초라 한다. 학명은 Euphorbia helioscopia인데 '태양을 좋아하는 유익한 식물'이라는 뜻이다. 영명은 Sun spurge 또는 Sun euphorbia이다.

 

 

 




4~5월 무렵에 등대풀은 황록색 꽃을 피우는데, 단지 모양의 총포 속에 한 개의 암꽃과 몇 개의 수꽃이 가는 자루에 붙어서 피어난다. 가운데에 암꽃이 있고 주변에 수꽃이 둘러싸고 있는 형태로 사발 모양의 배상꽃차례를 이루고 있다. 수꽃과 암꽃은 모두 1개의 수술과 암술을 가지고 있으며 꽃잎은 없다. 열매는 공 모양의 삭과로 대개의 대극과 식물이 그러하듯이 그 속은 3개의 방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익으면 벌어지게 된다. 씨앗에는 개미를 유인하는 물질이 있어 번식을 돕는다.

 

 

줄기나 잎을 자르면 흰색의 유즙이 나오는데 유독한 성분을 갖고 있어 피부에 닿으면 두드러기와 물집이 생길 수 있다. 사포닌의 일종인 파신과 사우어 사포닌이 들어 있어 가래를 삭히고 각종 염증을 치료하는 데에 이용된다. 등대풀의 잎과 줄기를 꽃 필 때에 채취하여 데쳐서 말려 약재로 쓰는데, 생약명을 '택칠'이라고 한다. 

 

 

 

 

 

 

 

심장, 간장, 신장에 이상이 생겨 몸이 부어오르거나 학질처럼 열이 달아오르는 증세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결핵성 임파선염, 골수염, 대장염, 전염성 간염에 도효험이 있다고 한다. 또 가래 기침을 멈추고 오줌이 잘 나오게 하며, 한편 설사를 시키는 구실도 한다. 특히 씨앗은 콜레라의 치료제로 쓰인다.

 

일부 지방에서는 봄철에 등대풀의 연한 잎을 따서 나물로 먹기도 하지만, 푹 데쳐서 하루 이상 물에 담궈두어야 맵고 쓰며 독한 성분을 우려낼 수 있다.

 

 

 

 

 

 

 

● 등대풀 Euphorbia helioscopia  / 쥐손이풀목 대극과의 두해살이풀

줄기는 둥근 기둥 모양이고 뭉쳐나며 곧게 서고 가지를 친다. 높이는 25∼35cm이며, 윗 부분에 긴 털이 있고 줄기를 자르면 유액이 나온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없으며 주걱 모양의 거꾸로 선 달걀 모양 또는 거꾸로 선 달걀 모양이다. 길이 1∼11cm, 나비 6∼20mm이고 밑으로 갈수록 점차 좁아진다. 가지가 갈라지는 끝부분 밑에서 5개의 잎이 돌려난다. 가는 톱니가 있다.

총포 잎은 거꾸로 선 넓은 달걀 모양이고, 꽃이삭에는 많은 잔꼴꽃차례(배상화서)가 달린다. 작은 총포는 황록색이고 합쳐져서 단지처럼 되며, 위쪽만이 4개의 포(苞)조각으로 되고 총포 안에는 1개의 암꽃과 몇 개의 수꽃이 있다. 열매는 삭과(殼果)로 익으면 씨앗이 멀리 튕겨져 전파된다. 종자는 갈색으로 거꾸로 선 달걀 모양이며 길이 1.8m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