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악마의 사과'인가 '황금사과'인가, 토마토 이야기

모산재 2009. 11. 24. 22:08

 

토마토는 감자, 고구마, 옥수수와 함께 지리상의 발견으로 신대륙에서 들어와 새로운 식량자원으로 각광을 받게 된 열매 채소이다. 토마토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 서쪽 해안의 고산지대로 알려지고 있다.

 

앤드류 스미스의 저서 <아메리카의 토마토>에 따르면 스페인 사람들이 도착하기 전에는 토마토가 재배되었거나 식용으로 사용된 증거가 없다고 한다. 부드럽고 작은 토마토의 돌연변이인 크고 덩어리진 토마토는 중앙아메리카에서 유래했고 널리 재배되었으며 이것이 현재 토마토의 조상이라고 스미스는 말한다.

 

 

16세기 무렵 토마토는 이탈리아에 전파되었으며, 17세기 이후부터는 요리에 흔히 이용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토마토는 같은 가지과인 맨드레이크(Mandragora officinarum | mandrake)와 닮았다는 이유로 배척을 받았는데, 맨드레이크는 뿌리가 둘로 나뉘며 마치 사람의 하반신 모습을 하고 있으며 교수대 밑에서 자라는 풀로 그 뿌리에 죄수의 죽은 영혼이 숨어 있다고 하여 '사탄의 사과'로 알려져왔기 때문이다.

 

◀ 맨드레이크 http://en.wikipedia.org/wiki/Mandragora_officinarum

   

거기에다 토마토의 원산지인 남아메리카가 에덴동산이며 선악과가 바로 토마토라는 인식이 더해지면서 토마토는 기독교도들에게 냉대를 받아오다가 18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에서는 퓌레로 만들어 요리의 재로로 쓰거나 다른 음식에 소스로 곁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서구의 다른 지역에서는 여전히 토마토를 먹으면 이가 빠진다느니, 냄새를 맡으면 미친다느니 하며 기피하였고 미국인들 가운에는 꺼림칙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피하는 이들이 많았다.

 

토마토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pomodoro'는 '황금 사과'라는 뜻인데 그리스 신화 중 헤스페리데스 동산에서 자란다는 바로 그 황금 사과를 말했던 것이라고 추측된다. 이는 토마토의 원산지 남아메리카를 에덴동산이 있던 곳이라고 믿었던 것과도 관련이 있다.

 



우리 나라에 토마토가 들어온 것은 17세기 경으로 보이는데, 실학자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峰類說)>에 '남쪽 오랑캐의 감'이라는 뜻의 '남만시(南蠻枾)'로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1614년보다 앞선 것으로 추측한다.

 

(<지봉유설>은 이수광이 평소에 틈틈이 기록해 둔 것을 광해군 5년인 1613년 영창대군 사건으로 관직을 버리고 고향인 의령에서 은거하며 원고를 분류·정리하여 1614년 경에 편찬한 20권 10책의 방대한 백과전서이다.)

 

 

     

 

 



현재 토마토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재배되고 있다. 검은색의 흑토마토, 즙이 흘러내리지 않는 찰토마토, 체리토마토라고도 하는 방울토마토, 포도송이 같은 송이토마토, 그리고 풋토마토인 그린토마토 등등...

 

흑토마토는 원래 갈라파고스제도에서 자생하던 토마토를 개량하여 2004년 올메카(Olmeca)라는 이름으로 영국에서 처음 선보인 품종이다. 쿠마토(Kumato)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수확기간이 일반 토마토보다 3~4개월 길어 1년까지 수확이 가능하다. 베타카로틴(β-carotene), 라이코펜(lycopene), 비타민 C 등이 일반 토마토보다 1.4배 정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섬유질 또한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찰토마토는 절단하였을 때 즙이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로 속이 꽉 찬 토마토로 씹으면 아삭거리는 느낌과 신선한 맛이 있다. 일반 토마토보다 약간 작고 경도(硬度)가 높아 저장성이 높은 품종이다. 짭짤이토마토라고도 하는데, 낙동강 하구 부산의 대저에서 생산되는 찰토마토의 상표 이름으로 적당한 시기에 염분이 높은 강물로 길러 수확량은 적지만 당도가 높은 토마토를 생산한다고 한다.

 

방울토마토(cherry tomato)는 일반 토마토와 같이 라틴아메리카 서부 고원지대 원산으로 품종에 따라 꽃송이당 10~200개로 편차가 심하게 난다.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 토마토보다 당도가 훨씬 높으며, 관리가 쉽고 장기적으로 재배할 수 있다.

 

송이토마토(Truss tomato)는 포도처럼 송이째로 재배된다고 하여 포도토마토라고도 부른다. 과육이 두텁고 당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일반 토마토보다 붉은색이 짙은데 항암 작용을 하는 리코펜 성분이 풍부하다. 1995년 이후 국내에 소개되어 대부분 유럽에서 육성된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그린토마토(green tomato)는 흔히 풋토마토라고도 하는데, 충분히 열매가 익지 않은 상태에서 먹는 녹색의 토마토이다. 맛은 잘 익은 빨간 토마토와 비슷하지만 단단하고 떫은맛이 있다. 매운 고추를 좋아한 고대 아즈텍인들은 고추의 매운 맛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덜 익은 그린 토마토를 잘게 썰어 여러 음식에 섞어 먹었다고 한다.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fried green tomatoes)는 미국 남부에서 먹는 별미 요리로서 그린 토마토를 두껍게 썰어 밀가루에 입힌 다음 밀가루와 빵가루를 골고루 묻혀 기름에 튀겨내는 것으로 애피타이저(appetiser) 또는 사이드디쉬(side dish)로 곁들여 낸다. 그린토마토는 수프, 잼, 피클, 살사 등에도 다양하게 쓰인다.

 

 

      

 

 

 

더보기

※ 토마토 Lycopersicon esculentum | Tomato, Love Apple, Gold Apple

 

높이가 1m 이상에 달하며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땅에 닿으면 어디에서나 뿌리가 내리며 부드러운 흰 털이 밀생한다. 잎은 어긋나고 깃꼴겹잎으로서 길이 15-45cm이다. 작은잎은 9-19장이고 달걀형 또는 긴 타원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큰 결각 모양의 톱니가 있으며 독특한 냄새가 난다.

마디사이의 중앙에서 꽃자루가 나와 노란 꽃이 달리고 작은꽃자루의 밑부분에 관절이 있어 그 속에서 꽃이 떨어진다. 꽃받침은 여러 개로 갈라지며 갈래조각은 줄모양 바소꼴고 꽃부리는 얕은 접시 모양이며 지름 2cm 정도이고 여러 개로 갈라지며 갈래조각은 끝이 뾰족한 줄모양 바소꼴이고 젖혀진다. 열매는 장과로 납작한 공모양이고 지름 5-10cm이며 붉게 익는다.  

▶ 과실을 番茄(번가)라 하며 약용한다.
① 성분 : 사과산, 구연산 adenine, trigonelline, choline 및 소량의 tomatine이 분리되었다.
② 약효 : 生津(생진), 止渴(지갈), 健胃(건위), 消食(소식)의 효능이 있다. 口渴(구갈), 식욕부진을 치료한다.
③ 용법, 용량 : 달여서 복용하거나 신선한 것을 복용한다.

 

<국립수목원 식물도감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