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여행

중국 운남 여행 (17) : 밤비 내리는 리장(麗江) 고성

모산재 2007. 2. 22. 20:58

 

중국 운남 여행 (17) 두번 째 찾은 리장) 고성, 밤비는 내리고...

2007. 01. 27~28

 

 

 

 

호도협에서 다시 리장으로 돌아오자 마자 다시 숙소(용원객잔)에서 방을 정하고 짐을 정리하고 씻기도 한다. 그리고 저녁을 먹으러 나간다.

 

 

숙소, 용원객잔

 

 

 

 

 

 

이 선생님이 애저(새끼돼지)를 한 마리 사겠다 하여 미리 준비시킨 어느 나시족 관광 식당으로 이동한다.

 

 

식당 마당 한켠에 작은 무대가 있고, 좀 촌스러운 춤과 노래 공연이 시끄럽게 진행되고 있다. 저녁 기온이 뚝 떨어지고 열려진 문과 식당 한켠 트인 공간으로 스며드는 바람이 으슬으슬 춥다. 그리고 바베큐로 구운 새끼돼지가 들어온다. 밥에 반찬이라고는 나물 두 접시밖에 없는 식사를 하려니 들인 돈에 비해서는 입맛이 영 돌지 않는다.

 

 

모두들 입맛이 별로였는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합의나 한 듯이 사쿠라카페로 이동하였다.

 

 

 

  

 

 

 

카페가 있는 식당가는 경쟁하며 호객하는 종업원들의 함성으로 귀청이 찢어질 듯하다. "야소 야소 야야소!" 리지앙의 소리라고 할 이 함성은 시끄럽기도 하지만 세계 각지에 모인 젊음들이 넘실대며 내는 소리라 흥으로 넘기게 마련이다. 혹은 라면을 먹고, 혹은 제육덮밥을 먹고, 나는 냉면을 먹고... 모두 저녁을 새로이 먹는다.

 

 

 

그리곤 사방가(스방지에)에서 멀지 않은 수로 곁에 있는 '나시촌'이라는 음식점으로 옮겨 여행의 마지막 밤 건배를 한다.

 

 

 

 

11박 12일의 기나긴 여행, 하루도 빠짐없이 술자리 릴레이를 하면서도 병난 사람 한 사람 없이 무사히 여행을 마감하고 하지 않느냐.

 

 

술자리 부근, 리장의 밤풍경 

 

 

 

 

사방가(스방지에)의 밤 풍경

 

 

 

 

 

밤 풍경 몇 장을 담고는 맥주 몇 병 사 들고 숙소로 돌아와 우리 방에서 간단히 한 잔 나누고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잠이 들었는가 했는데, 꿈인 듯 아득히 들리는 빗소리. 그냥 또 까무룩 잠이 들었는데 어느 순간 빗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문을 열고 캄캄한 마당에 나서 보니 제법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지지난해 여름 3일간 머물렀던 리장, 밤 늦은 시간이면 하루도 빠짐없이 꼭 비가 후두둑 떨어지곤 했었지.

 

 

 

아침은 엊저녁 맥주를 마셨던 근처 식당에서 쌀죽에 계란. 이번 여행은 아침을 거의 죽으로 해결했던 것같다. 아침을 먹고 난 시간부터 리지앙을 떠날 때까지는 자유시간이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 자전거 여행도 어렵고 해서 이미 낯이 익을대로 익은 곳이지만 돌아다니기로 한다. 몇 팀, 도는 개인으로 뿔뿔히 흩어져서 미로 같은 고성을 다니건만 한두 번 정도는 꼭 마주치게 된다.

 

 

비에 젖은 바닥돌

 

 

 

 

사방가(쓰방지에)에서 춤을 추는 나시족 할머니들

 

 

 

 

 

스방지에에서 리 지앙을 조망하기에 가장 좋다는 사자산 언덕의 만고루(万古楼)를 오르기로 한다.

 

만고루 언덕에서 내려다본 리장 옛집들의 지붕 풍경. 지붕선이 일직선이라 꼭 우리의 옛 기와집을 보는 것처럼 친숙하게 느껴진다.

 

 

 

 

그 한가운데에 나시족 세습족장의 관아인 목부(木府)가 자리잡고 있다.

 

 

 

 

리장 옛 나시족 세습족장의 관아인 목부

 

 

 

 

그리고 사자산 정상의 만고루(万古楼).

 

리장 고성 전체를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높이 33m.

 

 

 

 

공터에 잡초로 자라고 있는 특이한 풀. 키는 한 뼘 남짓 작은데, 꽃 등이 생긴 모양은 개감수나 흰대극 비슷하다. 

 

 

 

 

문창궁(文昌宮)

 

만고루 오르는 길에서 오른쪽 언덕으로 5분 정도 가면 나타난다. 

 

 

 

 

도교, 불교, 유교 3교가 한 건물에 통합되어 있는 사원으로 지방장관, 학자, 지도자들이 희생제의를 성대하게 거행하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1723년 청나라 옹정제 원년에 세워졌다는데, 내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구경만 하고 돌아선다.

 

 

다시 고성의 거리로 내려와서 거리 산책을 즐긴다.

 

 

나시족의 문자로 새긴 동파문자 벽

  

 

 

 

 

장의 거리 풍경

 

겨울이라 거리가 여름에 비해서는 많이 한산하고 호젓하다. 비까지 내린 거리라 더욱 차분한 느낌이다.

 

 

 

 

이곳의 독특한 그림을 파는 가게. 원색의 모자이크를 연상시키는 여인을 그린 그림인데, 리장 공항의 가게에서도 이런 그림을 판다.

 

 

 

 

 

다시 사쿠라카페에 모여 점심을 먹은 뒤에 숙소에 들러 배낭을 챙겨 들고 리장 공항으로 향하였다.

 

 

 

 

공항 안 점포에 걸려 있는 화려한 그림

 

 

 

 

동파문자로 표현한 맹호연의 한시 '春曉(춘효)'

 

 

 

※ 春曉(춘효) / 孟浩然(맹호연)

春眠不覺曉(춘면불각효) 봄 날 새벽잠이 아직도 깊은데
處處聞啼鳥(처처문제조) 여기저기서 지저귀는 새 소리
夜來風雨聲(야래풍우성) 밤새 비바람 소리 그치지 않았는데
花落知多少(화락지다소) 꽃은 또 얼마나 떨어졌을고.

맹호연(689~740)은 왕유와 함께 성당 시기를 대표하는 산수전원시인으로 추앙받은 인물이다. 맹호연은 40살에 진사시험에 낙방한 뒤 크게 좌절했다. 관직에 나아가고자 했으나 세상은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맹호연 시의 원형질은 ‘용세지심(用世之心, 입신출세에 대한 욕망)’ 과 ‘회재불우(懷才不遇, 재주를 품고 있으나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함)’의 정서로 이상과 현실의 거리감이 긴장 관계를 이루며 시적으로 형상화되고 있다. 그러나 시 속에 담겨 있는 이러한 세속적 욕망 때문에 종종 비판을 받아 왔다. 

 

 

 

 

쿤밍에 도착해서 저녁으로 버섯샤브샤브 요리를 맛나게 먹었다. 병규씨가 한턱 내는 것이었는데, 우리가 내어야 할 것을 거꾸로 대접받으니 미안스럽기만한데, 지지난해 여행때와 똑 같은 과정을 밟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즐겁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고도 비행기를 탈 때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발마사지를 가서 시간을 때운다. 몇몇 분들은 공원으로 가고...

 

 

 

새벽 인천 행 동북항공을 타면서 11박 12일간 우리들의 기나긴 여행은 끝났다. 피로에 지친 몸이 긴장을 풀고 혼곤한 잠에 빠져들 법도 하였지만 갈피 없는 여러 상념에 잠기며 졸고 깨고 하는 가운데 날이 환히 샌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