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용이나 재배용으로 기르는 작약은 키가 보통 50~80cm 정도로 크지만 백작약은 40~50cm 정도로 그보다 훨씬 작아서 아담하다. 꽃은 순백으로 하얗게 피는데 꽃잎은 작약의 절반 크기로 작아서 순결하고 청초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꽃잎의 수도 일반 작약이 10개 정도인데 백작약은 대개 5개(많은 것은 7개 가량)이니 소박함이 절로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크고 풍성하고 화려한 작약에 비해 백작약은 작고 아담하고 소박하고 청초한 느낌이 드는 꽃이다. 무엇보다 백작약은 꽃잎을 활짝 열지 않고 꽃잎 끝을 살짝 오무리고 있어 수줍은 소녀의 모습을 연상신다. 작약의 꽃말이 '수줍음'이라고 하는데, 화려하고 풍성한 꽃을 피우는 재배용 작약보다는 작고 하얀 꽃을 피우는 산작약에 딱 잘 어울리는 꽃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 식물이라고 하는데 학명은 Paeonia japonica이다. 작약과에 속하는 식물을 영명으로는 피어니(Peony)라 하는데 백작약은 학명상으로 '일본작약'이 되는 셈이다. 일제시대에 일본인(Makino, Miyabe & Takeda)이 학명을 붙여 이름까지 빼앗겼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전국의 산지에서 자란다고 하는데 20여 곳에 자생지가 확인되고 있다고 하지만 분포지와 개체수가 극히 희귀하여 취약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가끔씩 야생화 동호인들에 의해 그 존재가 드물게 알려지기도 하고 최근 새로운 군락지를 발견하였다는 소식이 들려 반갑기도 하지만, 약초꾼들의 손을 타 훼손되지나 않을까 괜한 걱정이 앞선다.
백작약은 작약과의 묵은뿌리를 가진 여러해살이풀로 깊은 숲 속 나무그늘, 부식질이 많은 비옥한 사질양토에서 잘 자란다.
높이 40~50cm이고 밑부분이 비늘 같은 잎으로 싸여 있다. 잎자루가 길고 잎은 3~4개가 어긋나며 3개씩 2회 갈라진다. 작은잎은 길이 5~12cm, 폭 3~8cm로서 긴 타원형이거나 거꾸로 선 달걀형이다. 양끝이 좁으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앞면은 녹색이지만 뒷면은 흰빛이 돌며 털이 없다. 덩이뿌리는 굵고 육질이며 바깥 뿌리가 갈라지고, 갈라진 뿌리에서 잔뿌리가 내린다.
꽃은 6월에 피고 지름 4~5cm로서 흰색이며 원줄기 끝에 한 송이씩 달리고 꽃받침잎은 3개이며 (작약은 5개이다) 달걀형이고 크기가 서로 다르다. 꽃잎은 5~7개로서 거꾸로 선 달걀형이고 길이 2.5~4cm이다. 수술은 많으며 꽃밥은 길이 5~7mm이다.
씨방은 3~4개이며 암술대는 뒤로 젖혀진다. 골돌은 길이 2~3cm이며, 2~4개가 긴 타원형이고, 벌어지면 안쪽이 붉어지고 가장자리에 자라지 못한 붉은색 종자와 익은 검은색 종자가 달린다.
▼ 가장자리에는 성숙하지 못한 붉은 열매가, 가운데에는 성숙한 검은색 종자가 달린다.
백작약, 산작약, 천작약의 뿌리를 백작약이라 하며 약용한다. 백작약에는 paeoniflorin이 함유되어 있는데 뿌리 중의 함유량은 1.8-7.3%가 뿌리껍질 증에 있고 잎에는 1-1.1% 함유되어 있다. 백작약의 뿌리는 진통작용에 강하기에 여러 통증을 진정시키고 복통 위경련 팔다리가 오므라드는 통증에 참 좋은 약제이다. 신경통은 물론 월경통 가슴이 아플 때 두통 급성복통 등을 가라앉힌다, 그리고 보혈장장제로도 쓰이며 현기증. 간질환 등에도 좋다고 한다.
가을에 캐내 뿌리줄기에서 수염뿌리를 제거하고 흙을 깨끗이 씻어 말린다. 4.5-9g을 달여서 복용하거나 환제, 산제로 복용한다.
※ 작약과 작약속의 식물 8종
우리 나라에 분포하고 있는 작약과 작약속은 크게 작약(Paeonia lactiflora), 산작약(Paeonia obovata), 백작약(Paeonia japonica)의 기본 3종과 그 변종과 품종들을 포함하여 모두 8종이 있다. (작약과 목본으로는 모란 1종이 있다.)
(1) 작약(Paeonia lactiflora) 4종
• 작약(Paeonia lactiflora) : 높이 50-80cm, 꽃잎은 10개, 꽃받침잎 5개
• 호작약(for. pilosella) : 작약의 품종. 잎뒤 맥 위에 털이 있다. 산림청 선정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
• 민참작약(for. nuda) : 겹꽃잎은 6~7개이고 흰색이다.
• 참작약(var. trichocarpa) : 작약의 변이종으로 잎이 잎자루의 아랫부분까지 길게 발달하는 점이 다르다. 2009년 국립수목원이'6월의 풀'로 선정한 희귀식물이다. 동북부와 극동러시아 및 북한지역에 자생하는 여러해살이풀로 6월에 흰색의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우리나라에서는 1909년 일본의 Nakai 박사에 의해 함북 무산령에서 최초로 표본이 채집된 이후 드물게 중부지역에서 발견되었으나 1954년 광릉에서 채집된 개체를 마지막으로 자생지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2006년 경북 일원에서 자생지가 보고된 희귀식물이다.
(2) 백작약(Paeonia japonica) 2종
• 백작약(Paeonia japonica) : 희귀종 특산식물
• 털백작약(var. pilosa) : 백작약의 변이종으로 잎 뒷면에 털이 있다.
(3) 산작약(Paeonia obovata) 2종
• 산작약(Paeonia obovata) : 잎 뒷면에 털이 있고 암술대가 길게 자라서 뒤로 말리며 꽃이 적색이다.
• 민산작약(var. glabra) : 산작약의 변이종으로 잎 뒷면에 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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